'유리지갑' 직장인 소득세 연평균 9.6% 증가…법인세는 4.9% 그쳐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소득세가 연평균 9.6% 증가할 동안 법인세는 4.9% 상승에 그치면서 세
부담을 직장인 '유리지갑'이 떠받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연도별 세목별 세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감세 이후 근로소득세는 연평균 9.6% 속도로 증가했지만, 법인세는 그 절반인 4.9%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결산 기준 근로소득세는 59조1000억원으로 2008년(15조6000억원)에 비해 거의 3배인 289%나
증가했다. 연평균 9.2% 늘어난 셈이다.
근로소득세는 2016년 30조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6년 만인 2022년 6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 통계로는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59조1442억원으로 잡히지만, 국세청이 징수한 근로소득세는 62조720억원으로 집계된다.
2조9278억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정부가 국세청이 징수한 근로소득세에서 직장인에게 지급한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액만큼 차감해 근로소득세를 집계하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세에서 차감된 근로·자녀장려금을 포함하면 근로소득세는 연평균
9.6%씩 증가한 것이다.
이 기간(2008~2023년) 국세는 연평균 4.9%씩 증가했다. 근로소득세는 국세 증가율보다 2배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른 세목보다 직장인의 근로소득세 증가 폭이 월등하게 큰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국세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9.3%에서 2023년에는 18%를 넘겼다.
한국은행 국민계정을 보면, 이 기간 가계소득은 756조원에서 1478조원으로 연평균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임금·급여 항목을 보더라도 466조원에서 975조원으로 연평균 5% 증가했다. 어느 것으로 비교해도 늘어난 소득보다
2배 정도 소득세가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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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
[사진=안도걸 의원실] |
반면 같은 기간 법인세는 39조2000억원에서 80조4000억원으로 2배 정도 늘었다. 같은 기간 기업소득은
297조원에서 667조원으로 125% 증가했다. 기업소득은 연평균 5.6% 속도로 증가하는 동안 법인세는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려 조금 개선된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인 2008~2017년 기간만 놓고 보면 기업소득은 연평균 6.9% 증가했지만, 법인세는
4.5%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렸기 때문이다.
이 기간 기업소득이 연평균 6.9% 증가하는 동안 가계소득은 4.9% 증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연평균
4.7% 늘어난 반면 근로소득세는 연평균 9.4%씩 증가했다. 근로소득세는 법인세 증가 속도의 2배만큼 빠르게 늘었다.
기업은 소득 증가 속도에 세 부담이 그에 따르지 못했고, 가계는 소득이 늘어난 것보다 세 부담이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국세 대비 세수 비중을 보면 법인세는 2008년 23.4%에서 경기변동에 따라 큰 폭의 변동을 겪으며 조금 하락하는
추세다. 반면 근로소득세 비중은 9.3%에서 17.8%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기업소득 대비 법인세 비율은 같은 기간
13.5%에서 12.2%로 떨어졌다. 가계소득 대비 소득세 비율은 4.9%에서 7.9%로 크게 올랐다.
한편 올해 법인세는 전년 실적보다 15조원 이상 줄고, 근로소득세는 3조원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18.4%로 급감하고 근로소득세 비중은 18.9%까지 상승하게 된다. 국세 통계를 집계한 이래 근로소득세가
법인세를 처음으로 역전하게 될 전망이다. 정작 세금 증가의 과속에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할 계층은 기업이 아니라 가계인
것이다.
안도걸 의원은 "최근 가계의 소득 증가에 견줘 소득세가 너무 가파르게 오른 측면이 있다. 정작 과세 속도에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직장인과 자영업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대기업과 고액자산가 위주의 부자감세 정책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세수펑크가 발생하고 경제는
망가졌다"며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