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기소된 윤관석 전 국회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부장판사)는 18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게 징역 1년8개월과 벌금 600만원, 추징금 3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 [사진=뉴스핌DB]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윤 전 의원이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앞둔 2021년 4월경 강 전 감사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상대로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방법을 처음 제안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금품 제공과 관련해 상당한 처분 권한 내지 재량에 따라 직접 금품제공 대상, 액수, 방법 등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주권자인 국민은 정당을 통해 민주주의를 구현하므로 정당 내부 선거에서 선거인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당시 집권 여당인 민주당 차기 당대표는 향후 대선 후보자 선출과 이후 이어지는 대선 과정에서 당의 구심점으로서의 엄중한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대의원들의 지지 후보자 결정 및 투표권 행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지역위원장들 및 해당 지역의 지역위원장 지위를 겸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에 대해 금품을 제공하도록 지시하고 금품을 수수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위법성 및 비난가능성이 매우 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의원에 대해 "중진 정당인이자 3선 국회의원으로서 정당법 등 관련 법제에 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임에도 선출직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기대를 스스로 저버렸다"며 "당대표 선거에서 동료 국회의원들에게 거액의 현금을 제공하고 정당법을 위반한 매수행위를 함으로써 국민의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와 공직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강 전 감사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기는 했으나 범행의 배경과 사실관계를 제대로 인정하면서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윤 전 의원과 강 전 감사,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의원은 2021년 5월 2일 민주당 당대표 선거 당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같은 해 4월 27~28일 강 전 감사, 이 전 부총장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금품 제공을 지시하고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이던 박용수 씨로부터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를 받아 합계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강 전 감사는 이 과정에서 현역 의원과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선거관계자들에게 총 9400만원이 살포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 납품 청탁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한편 윤 전 의원은 허종식 민주당 의원과 이성만·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에게 돈봉투 3개, 총 90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다음 달 30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의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