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최고 성능의 HBM3E를 양산하고, 후속 제품인 HBM4의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겨 '글로벌 No.1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27일 SK하이닉스는 뉴스룸을 통해 HBM 기술개발의 주역인 박명재 부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관통전극으로 연결해 고대역폭을 구현한 메모리로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혁신적으로 향상된 고부가가치·고성능 제품이다. 

 

HBM은 1세대부터 5세대(HBM3E)까지 개발되었으며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이다.

HBM은 생성형 AI가 기술 업계 판도를 흔들기 시작한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주목 받았다. 

 

SK하이닉스가 이 분야 정상에 오른 배경에는 최고의 기술진이 15년 이상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쌓아온 독자적인 기술력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SK하이닉스)


◇ HBM 시초부터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져온 기술력

SK하이닉스의 HBM은 2013년 12월 처음 세상에 나왔다. 회사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TSV 기술에 주목해 200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장 성숙도가 낮아 빠른 속도와 큰 용량의 HBM을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박명재 부사장은 당시를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한 시기'라고 회상했다.

박 부사장은 "2010년대 중후반 HBM설계 조직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수요가 생길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성공의 키는 고객과 시장 요구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 조화를 위해 유관 조직과의 협업으로 ▲MR-MUF ▲HKMG ▲Low-K IMD 등 주요 요소 기술들을 발전시켰다.

그는 “SK하이닉스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고객 관계 및 품질에서도 혁신을 시도했다. 결국 압도적인 성능과 특성을 앞세운 HBM3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No.1 지위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 용량인 12단 HBM3를 개발한 후 불과 몇 달 만에 HBM3E를 공개하며 제품 출시 시간을 단축했다.

박 부사장은 성공 비결로 ▲성능 ▲품질 ▲시장 대응력을 꼽았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업계 최고의 속도와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MR-MUF 기술 덕분에 안정적인 발열 제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구성원 모두가 자만에 빠지지 않고 원 팀이 되어 기술 혁신에 매진해 온 것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마다 성능은 50% 높이면서 전력 소모는 기존 수준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또 개발과 양산에 문제가 생기면 이 분야 전문성을 가진 조직들이 솔루션을 도출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SK하이닉스)


◇ 커스텀 제품으로 변화하는 차세대 HBM...지속 혁신으로 위상 강화

박 부사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혁신과 협업을 통해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을 다짐했다.

그는 “현재 위상을 지키고 강화하려면 지속적인 혁신이 필수다. 특히 커스텀 제품으로 다양해지는 트렌드에 맞춰 고객 및 파운드리 업계와의 협업이 중요해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얼마 전 경쟁사의 HBM팀이 당사로 넘어와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무근의 루머에 대해 명확히 짚으며 "SK하이닉스 HBM은 명확하게 당사 자체 기술이며 당시 경쟁사에서 우리 HBM 설계 조직에 들어온 인력은 1명도 없었다"라며 "앞으로도 우위를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에도 자신감을 보이며 “HBM뿐만 아니라 CXL, PIM, 3D D램 등 다양한 AI 메모리 기술 분야에서도 선도 지위를 유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며 미래 포부를 밝혔다.

박 부사장은 "HBM설계 조직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구성원들과 오래도록 다져온 기술력과 협업 시스템을 믿고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며 "회사 전체 AI 산업을 이끄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