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임대차 공시제도 허점이 전세사기 키워...등기 법제화 필요"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부동산등기부에 임차권을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해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 등기의무화 법안에 대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10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대한법무사협회, 김기표·문진석·복기왕·이연희·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전세피해
해소를 위한 주택임대차 등기 법제화(임대차 등기 법제화) 관련 법률 개정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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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10일 오전 10시30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대한법무사협회,
김기표· 문진석·복기왕·이연희·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전세피해 해소를 위한 주택임대차 등기 법제화(임대차
등기 법제화) 관련 법률 개정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25.01.10
dosong@newspim.com |
앞서 박 의원 등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임차권을 부동산등기부에 공시해, 즉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 골자로 한다.
현행법은 임차인이 주민등록(전입신고)과 주택 인도를 마친 다음 날부터 대항력(임차인이 임차 주택 이해관계자에게
임대차의 내용을 주장할 수 있는 법률상의 힘)이 발생하고, 확정일자를 갖춘 뒤부터 우선변제권(임차 주택이 경매 또는
공매되는 경우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임대차 자료 정보 접근성과 정확도가 떨어져 권리 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전입신고 후 바로 대항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전세사기 수법이 횡행해 전세사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등기 의무 법제화 기대 효과는…"대항력 즉시 발생·임대차 권리 정보센터
역할"
이에 임대차 등기 법제화에 대한 필요성이 시민사회에서 제기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에서도 경실련 등은 현행법의
임차권 공시 한계점을 지적하며 임대차 등기 법제화 방향성과 기대 효과에 대해 다뤘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천일 강남대학교 부동산건설학부 교수는 주택임차권이 물권의 성질을 지니기 때문에 임차권의 공시도
주민등록과 같은 인적 요소가 아닌 물적 효력을 기준으로 하는 등기로 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차권 등기가 법제화되면 (대항력 효력이 즉시 발생해) 악의적인 저당권 설정으로 인한 세입자의 보증금 손실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또한 "주택 임대차 등기가 제도적으로 정착돼 모든 호실들에 대한 정보가 온전히 공시된다면
임차인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권리의 존재 및 순위와 그 크기를 개별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법제화 시 기대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임차권을 둘러싼 당사자 및 제3자 권리를 누구나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 센터가 필요하다"며 "그 정보
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등기"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시된 법제화 방안은 공시 방법을 주택임대차 등기로만 일원화해, 임차인이 임대차 등기를 통해서만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보장 받게 하는 것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행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로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방안을 지지한 정경국 법무사(대한법무사협회 전세 피해 지원 공익법무사단장)는 "임차인이 등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임차인이 (임대차 등기 절차를) 요구하면 임대인에게만 법률상의 의무를 지게 하는 것"이라며
"(임차인이) 임대차 등기 없이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보장 받지 못하게 해 사실상 임차인에게 (등기 청구의) 의무를
지게 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모두 등기를 신고하게 하고 따르지 않으면 패널티를 부여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도 있지만
이는 현실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정 법무사는 "주택임대차 등기가 의무화된 이후에는 등기부에 공시되지 아니한 조세의 우선권 배제,
주택임대차등기에 말소기준권리 인정, 경매신청권 부여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입법 시 고려 방안 역시 존재…"임대인들, 등기부 지저분해지는 것 꺼려"
다만 임차권 등기 의무 법제화와 더불어 고려돼야 할 점 역시 지적됐다. 안상미 미추홀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세사기 예방을 위해 "주택임대차 등기 의무화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는 "현행법상 부동산 등기부는 공신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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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토론회에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참석자들. [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2025.01.10 dosong@newspim.com |
그 예로 대구 북구에서 발생한 '신탁 전세 사기' 사건이 제시됐다. 당시 부동산 신탁회사가 법원에 신탁 원부를
등기하는 과정에서 대출 규모를 누락했음에도 피해 책임을 지지 않았는데, 이는 등기의 공신력이 떨어지게 만든다는 것이다.
때문에 안 위원장은 등기가 공신력을 재고하는 제도적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정훈 사무관(법원행정처 부동산등기과) 역시 "실무적으로는 대부분의 임대인들이 등기가 지저분해지는 걸 원치 않으므로
임대인이 협력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부분이 분명히 들어가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등기부에 기록 사항이
많아질 경우 더러 임차인들이 거래를 꺼리기 때문에 임대인들이 이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그는 "임대인이 협조를 하지 않을 경우 결국은 소송으로 번진다"며 "실무적인 부분도 조금 입법 시 고려를 해달라"고
덧붙였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