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6시간만에 별다른 물리적 충돌 없이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했다.

1차 영장집행 때와 달리 우려됐던 경호처와 충돌이 빚어지지 않은 점을 두고 경찰과 공수처 등이 취한 이른바 '강온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호처 직원들은 이날 관저 출입문에서 경찰·공수처와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과 공수처 검사들이 출입문 통과후 1·2·3차 저지선에서 별다른 저항을 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경호처 직원들이 길을 터준 셈이다.

실제 현장에서 경호처 인력은 소수만 보였고, 대다수는 대기동에서 머무르거나 휴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집행 전 경호처와 갈등이 우려됐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실제 경찰은 영장 집행을 앞두고 수도권 광역수사단 지휘부 회의를 잇달아 열면서 영장 집행을 준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과천 공수처로 향하고 있다. 2025.01.15 mironj19@newspim.com

경찰은 이날 공수처에 파견한 형사 570명을 포함해 총 1100여명을 체포 작전에 투입했다. 관저 인근에는 서울청 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명을 배치했다.

체포영장 집행 전날에도 공수처는 관저를 경호하는 55경비단으로부터 출입을 승인받았다는 공지를 냈으나 경호처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갈등이 빚어지는 듯 했다.

공조수사본부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경호처 직원들이 이른바 '인간벽'을 쌓는 등 저지에 나서며 실패한 바 있다.

영장을 재발부받은 경찰과 공수처는 영장 재집행을 앞두면서 경호처와 갈등이 우려되기도 했다. 공조본은 경호처 지휘부와 직원을 상대로 각각 다른 전략을 취했다.

이같은 양면전략을 취한 데에는 경호처 지휘부와 경호처 직원간 영장 집행에 입장차를 드러내며 분열 조짐을 보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영장 집행을 저지할 경우 강한 형사처벌을 받는데다 재임용 및 연금수령 제한 등이 경호처 직원들에게는 불명예스럽게 여겨져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적용될 수 있는 직무유기죄는 1년 이하 징역이나 3년 이하 자격정지인데 비해 특수공무집행방해는 징역 7년 6개월에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지휘부에는 강경한 대응을 보였다. 경찰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 5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하면서 압박에 들어갔다.

박 전 처장과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은 각각 3차, 2차 소환조사 요구에 응했으나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3차례 모두 불응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해 영장을 발부받았다.

반면 경호처 직원에게는 설득과 회유의 전략을 내세웠다. 공수처는 12일 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 협조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형사처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으며 재임용, 연금수령 제한 등 불이익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면서 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위법한 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직무유기죄 성립 등 명령 불이행에 따른 피해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경호처에서 대통령 경호 문제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혀와 이를 고려해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현재 체포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을 상대로 대통령 경호 후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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