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최근 A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IR(Investor Relations) 과정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사장이 삼성전자의 HBM 대응과 관련해 “격노했다”는 내용을 증권가와 기자들에게 암암리 전했는데요.


해당 내용에 대해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에 다방면으로 취재해도 ‘젠슨 황 격노설’에 대한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마치 젠슨 황의 격노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사람처럼 ‘삼성전자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와중 다른 B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황당한 얘기를 꺼내 놓습니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이재용 회장이 그룹 경영 실무에서 손을 떼고, 글로벌 경영에만 힘을 쏟겠다는 허무맹랑한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고, 특히 삼성전자를 둘러싼 가십(gossip)성 보고서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그룹을 수십년 취재한 본 기자 입장에서 해당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등 과거 행적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죠.

그는 반도체IT 분야를 맡은 지 5년도 안된 젊은 애널리스트입니다.

최근 반도체 분야에 대한 시장 관심과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객관적 사실과 근거, 수치가 뒷받침되지 않은 보고서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독립 증권리서치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이사는 “애널리스트는 가십이 아닌 기업 숫자 기반의 정확한 분석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시장과 투자자에게 가십성 보고서를 전달할 경우 한순간 신뢰가 허물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시장 컨센서스 8조268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습니다.

윤주호 엄브렐라리서치 대표이사는 “일부 증권사의 우려에도 삼성전자는 HBM을 엔비디아 외 고객들에 높은 가격에 팔고 있다”면서 “없어서 못 팔 지경의 D램 활황과 새 스마트폰 라인업이 하반기 높은 영업이익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작년 연말 이후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일부 증권사 보고서에는 여전히 가망이 없다는 식의 부정적 기조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반도체의 특성상 거래처를 다변화함으로써 대내외 리스크에 대비합니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 HBM의 엔비디아 공급은 긍정적이며, 경쟁사 대비 어느 정도의 물량을 계약하느냐가 관건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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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으로 돌아와 이를 잘 알고 있는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왜 SK하이닉스에 호평일색인 반면, 삼성전자에는 혹평으로 일관했던 것일까요?

IB업계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일부 증권사들은 시장 활황에 앞서 SK하이닉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SK하이닉스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삼성전자를 은근히 견제하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한치호 행정학 박사 겸 NBNtv 수석전문위원은 “언론사도 오보를 내면 정정보도와 법적 책임을 진다”면서 “애널리스트들이 잘못된 보고서로 시장을 호도했다만 일정형식의 사과와 정정보고서를 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박사는 이어 “지금처럼 수치와 사실에 기반한 분석이 아닌 허위사실에 가까운 가십성 재료에 의존한 ‘아님 말고’ 식의 증권보고서가 판을 친다면 신뢰성에 큰 훼손은 물론 시장 자체를 왜곡하는 암적인 존재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