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불거진 계열사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주요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점검에 나섰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2일부터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을 대상으로 ETF 관련 서면조사를 시작했다. KB자산운용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예탁결제에 따르면 12일 기준 국내 ETF 시장 규모는 153조28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상위 5개 자산운용사가 시장의 92.1%를 차지하고 있어 시장 집중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59조64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조7182억원(42.3%) 증가했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4조4710억원으로 16조82억원(41.6%) 늘었다.

증가율 면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이 136.3%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109.8%로 뒤를 이었다.

앞서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ETF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강 의원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그룹 내 계열사의 도움을 받아 ETF 규모를 키웠다"며 불건전 영업행위와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1분기 기준 6개 삼성 계열사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퍼'와 'Kodex CD'에 2조94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ETF 자산운용규모(AUM)의 16.0%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계열사들이 'TIGER 코퍼'와 'TIGER CD'에 출자한 금액이 3660억원으로, 두 ETF AUM의 3.1%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 말에는 이 금액이 3095억원으로 줄어 비중이 2.7%로 하락했다.

현행법상 일반 펀드의 경우 판매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한도가 25%로 제한돼 있지만, ETF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어 규제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장 점검까지 이어질 여부는 미지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23개 사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장점검은 해야 할 거 같고 검사까지 할지는 모르겠다"며 "ETF 시장은 중요하고, 성장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