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 그룹 오너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이사회 개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임종훈 대표는 13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연대와의 간담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할 경우 지분 대결이 불가피하지 않냐는 소액주주들의 질의에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했지만 굉장히 반가운 자리는 아니었다"며 "현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경영권 문제를) 푸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지분 2.2%를 보유한 소액주주 연대는 한미그룹 오너 일가인 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삼 남매에 주가 부양책 등을 논의하자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운데)가 13일 소액주주연대와의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김용호 상무, 오른쪽은 노용갑 부회장 2024.08.13 sykim@newspim.com

한미약품 그룹이 OCI 그룹과의 통합 추진을 두고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형제 측이 주주총회에서 승리했으나, 주가 부진으로 인해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와 공동 의결권 행사 약정을 체결, 모녀 측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 변경을 요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최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인에서 12인으로 늘릴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자 임시 주주총회를 청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임 대표는 "신 회장이 이사회를 통솔하고 싶은 것으로 이해했는데 왜 그런 건지, 신 회장을 위한 거라면 방어해야 한다"며 "신 회장님이 이사회 정원을 확보해서 어떤 것을 하고 싶으신 건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임 대표와 함께 배석한 김용호 한미사이언스 상무 역시 "안타까운 건 모녀와 신 회장이 우리의 얘기를 안 듣는다"며 "저쪽에서 어떤 생각과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히며 모녀와 형제 측이 제대로 소통하고 있지 않는 상황임을 시사했다.

다만 "같이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점이 안타깝다"며 "저희에게 말해줬으면 건설적이고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신 회장이 청구한 주주총회에 대해 "임시 주주총회와 관련해 (신 회장 측에) 문의를 다시 한 상황"이라며 "지금 구조에서는 문제를 해소할 수 없을까 판단이 우선이고, 이에 대한 답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필요에 따라 지분을 공개 매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모든 옵션을 다 열어놓겠다"며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우리의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공개 매수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용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연대 대표는 "아직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고 (모녀와 형제 쪽 중에) 주가 부양 의지가 높은 쪽에 서겠다"고 밝혔다.

송규영 소액주주 연대 부대표 또한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해주는 쪽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만 임종훈 대표와 임종윤 이사의 상속세 문제가 해결돼야 오버행 이슈가 해결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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