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고금리와 원가율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올 3분기에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비용과 매출원가 늘어나면서 대형 건설사라도 실적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방에서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는 것도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대형 건설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1706억원으로 전년동기(2439억원) 대비 3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7조8585억원에서 8조188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기업의 이익이 뒷걸음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주택경기 업황 부진과 원가율 상승 등으로 건설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사진=윤창빈 기자>

실적 악화는 건설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금융비용 확대, 원가율 상승 등이 주요 원인이다. 차입금이 늘면서 작년 금융이자가 641억원으로 전년(437억원) 대비 46.6%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만 금융이자 비용이 266억원으로, 연간 기준으로 전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1분기 93.7% 수준으로 지난해 수준에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21년 90.0%, 2022년 92.8% 등과 비교하면 더 악화한 수치다. 매출원가 비중이 높아지면 건설사의 매출총이익이 줄어 영업이익 감소를 불러온다.

대우건설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71억원으로 전년동기 1902억원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 2177억원을 정점으로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DL이앤씨의 예상 영업이익은 786억원으로 전년동기 804억원 대비 2.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건설사 중 상대적으로 실적 관리에 선방했던 삼성물산도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7984억원으로 전년동기 8304억원 대비 3%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도 있다. 주택시장 업황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예상치를 상회하기 보단 하회하는 실적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분기 잠정실적 326억원 대비 57.4% 낮은 금액을 실적으로 내놨다. 현대건설은 예상 실적치 대비 24.7%, 대우건설은 15.6% 각각 낮았다.

지방 사업장에서 부실 우려가 확산하는 것도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미분양이 쌓이고 초기 완판이 어려워지면서 금융, 마케팅 등 사업비 부담이 증가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4037가구로 전월대비 190가구(2.6%) 늘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4856가구를 넘어 11개월째 증가세를 기록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금융이자와 원가율 부담에 건설사들이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리, 미분양 주택 확대 등으로 건설사의 실적 불안이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