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11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충남도·예산군·더본코리아, 그린바이오 산업생태계 육성을 위한 벤처캠퍼스 유치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의 상장 예비 심사가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연돈볼카츠' 등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가맹사업법 위반 논란으로 번지면서 상장 심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더본코리아가 제출한 상장예비심사 신청에 대해 법정 기한인 45영업일 내 상장위원회를 열지 않고 심사를 연기했다.

 

◇ "월 매출 3000만원?…현실은 절반"

더본코리아의 상장 연기는 '연돈볼카츠' 등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가맹점주들은 지난 6월 24일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과 20~25%의 수익률을 보장했으나, 실제 매출은 1500만원에 그치고 수익률도 7~8% 수준에 불과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매출을 보장한 사실이 없다"며 "가맹점주가 제시한 영업사원과의 대화 녹취록에 '3천만원'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는 평균적인 매출 설명이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후 월 1700만원 수준의 예상 매출액 산정서를 제공했다"며 "가맹점주가 그걸 보고 검토한 뒤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통상 6개월에서 1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더본코리아의 기업공개(IPO)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더본코리아 앞에서 열린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 백종원 대표 "책임 회피 아냐"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주요 불만 사항은 예상 매출액과 실제 매출액의 큰 차이, 그리고 이로 인한 수익성 악화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연돈볼카츠의 점주 평균 월 매출은 2022년 2165만원에서 2023년 1308만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가맹사업은 마름모꼴이라 (중간에 분포한) 대다수 점주에게 맞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예상 매출액 '3000만 원' 약속 논란에 대해 "영업 사원이 영업 활성화를 위해 한 말을 꼬투리 잡아 회사 전체에서 약속한 것인 양 보상을 바란다는 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백 대표는 "가맹 사업하면서 매출을 보장할 순 없다"며 "자세한 이야기는 녹취록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사안이라 나중엔 공개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갈등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가맹본부의 매출 증가가 반드시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들이 6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가맹점 갈등 해결이 관건

더본코리아는 2023년 호조를 보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장 연기라는 악재를 맞았다.

더본코리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5.5% 증가한 4106억5783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31% 증가한 209억1482만원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소폭 감소했다.

이러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상장 연기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는 약 3500억원에서 최대 4000억원 사이로 예상됐으나, 공정위 조사 결과와 가맹점 갈등 해결 여부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더본코리아의 상장 가능성은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법 위반 행위가 인정될 경우 경고, 시정조치, 과징금 또는 과태료 납부 명령, 검찰 고발 등의 조치가 내려질 수 있어 상장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결국 더본코리아의 IPO 성공 여부는 가맹점과의 갈등을 얼마나 원만히 해결하고, 공정위 조사에서 어떤 결과를 받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