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당실에서 민원인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재정이 2027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출산·고령화로 가입자는 줄고 수급자는 급증하면서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연금 지급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11일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국민연금 중기재정 전망'(2024∼2028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부터 연간 보험료 수입이 연금 급여 지출액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2024년 2205만명에서 2028년 2141만명으로 64만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수급자는 같은 기간 736만명에서 934만명으로 198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입자 감소에도 임금 상승 등으로 보험료 수입은 2024년 60조7857억원에서 2028년 65조3639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연금 급여 지출은 더 가파르게 증가해 2024년 45조1980억원에서 2028년 73조5654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정적으로 2027년에는 연금 급여 지출(67조6071억원)이 보험료 수입(64조3535억 원)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즉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는 '적자' 구조로 접어드는 것이다.

이러한 재정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꼽힌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인구수뿐만 아니라 가입 이력을 가진 이들도 이전 세대에 비해 많다"며 "연금 수령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 이상인 사람의 비중도 높아, 전망 기간 동안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간 적립한 기금의 투자 수익 덕분에 당분간은 전체 수입이 지출보다 많아 기금 적립금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적립 기금은 2024년 1092조원에서 2028년 130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발표된 국민연금 장기 재정추계(향후 70년간의 전망)에 따르면 2041년부터는 투자 수익을 포함한 전체 수입마저 지출에 미치지 못해 적립금을 까먹기 시작하고, 2055년에는 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