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고용률이 30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고용시장 훈풍이 청년층을 비껴갔다.

특히 청년 실업자가 전체 실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청년들이 고용절벽에 내몰렸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는 청년층의 취업 이행 시기가 늦어지는 만큼 고용시장에서 준용되는 '청년'의 개념을 30대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7월 고용률 63.3%…청년층 고용률 3개월 연속 감소

19일 통계청의 '2024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5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0.6%(17만2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41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집계됐다. 15~64세 고용률(OECD비교기준)만 따로 떼서 보면 69.8%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p) 상승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30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달 실업자는 73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8.7%(7만명) 감소했다. 실업자 수가 감소로 돌아선 건 9개월 만이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실업률은 2.5%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청년층30대) 취업자 수는 21개월째 뒷걸음질 중이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9000만명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감(17만2000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청년층 고용률도 46.5%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지난 5월 46.9%→6월 46.6%→7월 46.5%로 3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청년층 실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만9000명 감소하면서 실업률도 6.0%에서 5.5%로 0.5%p 하락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기본적으로 고용시장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어 20대보다는 30대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인구(청년인구 감소)와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고용시장 전반을 살필 때 양적인 지표에만 주목하면 안 된다. 청년층 고용지표의 핵심은 전체적인 고용률과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라며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청년층 일자리 지원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청년 고용 올케어 플랫폼'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냥 쉬는' 청년들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 등 전폭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하반기 중 2차 사회 이동성 개선방안을 발표한다. 이중에 청년층의 고용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7월 2030 '쉬었음' 청년 73만명…실업자 38만명 두배 규모

청년층 고용률이 하락했는데도 실업률이 상승하지 않으면서 청년층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부는 듯 했지만, 이는 외견상 호조사에 불과하다. 통계 지표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를 뜻하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인구는 지난달 기준 251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2만4300명(10.7%) 증가한 수치다.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말한다. 정부는 '쉬었음' 인구가 말 그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을 포기한 인구로 보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4만2000명 증가한 44만3000명으로 7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월 '쉬었음' 인구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올랐는데, 올해 이 수치를 경신한 것이다.

19~29세 청년층을 30대까지 확대해 보니 2030 세대의 '쉬었음' 상태는 더 나빠졌다.

만 15~39세 이하 '쉬었음' 인구는 2023년 6월(64만2000명)에서 지난 1월(70만7000명) 70만명대로 진입했다. 이어 2월 74만5000명까지 치솟다가 3월 69만2000명으로 소폭 줄었다.

이후 4월(68만4000명)→5월(69만7000명) 60만명대를 유지해 오다 6월부터 71만1000명으로 70만명대로 재진입했다. 지난달에는 73만1000명을 기록하면서 두 달 연속 7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21%(7만명) 많은 수치다. 더 앞서서는 코로나19로 고용시장에 찬바람이 불었던 2021년 7월(69만1000명)→2022년 7월(60만명)→2023년 7월(66만3000명)을 모두 웃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계청에서 사용하는 '청년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이 명예교수는 "청년층이라는 세대 연령의 핵심 키워드는 '이행'이다. 학교 공부를 마치고 사회로 이행하는 시기를 청년층이라고 정의했다"며 "다만 최근에는 청년층의 이행 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청년과 관련된 정책의 기본이 되는 '청년기본법'에도 청년층을 만 34세 이하로 정의하고 있다"며 "통계청의 '청년층' 정의에 30대도 포함할 수 있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청년 일자리박람회 모습 [사진=뉴스핌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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