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알파경제와 인공지능 공시분석 프로그램 개발사 타키온월드가 공동 제작한 콘텐츠다. 기업 공시에 숨겨진 의미를 정확히 살펴봄으로써 올바른 정보 제공과 투자 유도를 위해 준비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은 최근 SK하이닉스의 지분을 7.9%에서 7.41%로 대폭 줄이면서 약 6217억원을 마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단기 투자를 하다 보니 외국인의 파생 거래를 견제할 국내 기관이 전무하고, 외국 금융기관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SK하이닉스는 2만원 떨어진 17만3200원으로 마감했다. 하락률은 10%가 넘었다. 시총 2위 기업이 10% 하락하면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준다. 이미 당시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진=타키온월드)


◇ “국민연금 주식 시장 안정화 위해 장기투자 지향해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5.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더욱 상승해 시장은 7조원대를 전망한다. 내년에도 실적 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과도한 매도였다는 분석이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는 알파경제에 “외국인들은 엔캐리 트레이드로 자금을 회수해야 했다는 명분이 있지만, 국민연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면서 “오히려 워렌 버핏(94·Buffett)이나 성장주 투자의 효시인 필립 피셔(Fisher)처럼 5년 이상 장기 투자를 지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납부금으로 운용되는 국민연금은 대한민국의 국부와 주식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도 시장이 급락하고, 외국인들이 투매할 때 투자금을 늘려야 한다”면서 “국민연금같은 대형자산운용사는 반드시 장기투자를 지향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국내 증시도 더불어 건강해진다”고 부연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세계 주식 시장이 얼어붙었을 때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우량주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률과 국내 시장 안정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기조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5일 한국 종목을 투매했다.

정작 장막판에 현물에서 투매한 금액만큼 선물을 대거 사들였고, 결국 지난 5일 외국인들의 매도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이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오히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를 일으켜 헐값에 국내 우량주를 사들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의도에 국민연금은 일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연금 단기투자 지향, 외국인 파생상품 거래 견제 못해

지난 2일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 외에도 현대차, 기아, 삼성물산 등을 매도했다. 이 4개 종목 매도를 통해 1조4000억원을 확보했다.

국민연금이 하락장에서 대규모 매도를 하는 모습은 개인 주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형국이다.

조호진 대표는 “비가 오는 데, 우산을 씌워주지는 못할 망정 뺏어 버린 셈이다. 신용거래를 활용한 개인 투자는 주가가 폭락하면 반대 매매에 직면한다”면서 “반대매매로 담보금 부족을 해소하지 못하면 익일 하한가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며,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에 직면한다”면서 “이번 폭락장에서 국민연금이 대규모 매도를 하면 국민연금이 악순환을 방조 내지 일으키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이는 파생 시장을 압도하는 외국 기관이 원하는 그림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납입금으로 운용된다. 그렇다면 1400만 주식 투자자의 이익에 부합하기보다는 개별 집단의 이익만 추구하다, 정작 자금 원천을 댄 국민에게는 피해를 입히는 형국이다.

한 자산운용사 A대표는 “국민연금이 단기 투자를 하다보니, 국내 기관들이 중심을 잡지 못한다”며 “외국인들은 하락해도 파생을 활용해 마음껏 휘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파생 거래를 견제할 국내 기관은 전무한 셈”이라며 “우리 제조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외국 금융 기관이 손쉽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락 장에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자산에 손실을 입히는 2일 매도에 대해서, 국민연금은 “개별 종목의 거래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