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사진=에코프로비엠)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급감한 8095억원을, 영업이익은 97% 폭락한 3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현실화했다.

474억원의 재고평가충당금 환입 효과까지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435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실적 부진을 우려하며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의 신호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재고평가충당금 환입으로 적자 면해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 2분기 실적은 매출액 8095억원(전년 대비 -58%, 전 분기 대비 -17%), 영업이익 39억원(-97%, -42%)을 기록했다.

이는 일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다만, 재고평가충당금 환입으로 인해 일부 증권사의 전망치는 상회했다.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EV용 양극재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이다.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의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의 2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7%, 전분기 대비 15% 감소했으며, SK온의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61%, 전분기 대비 1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평가충당금 환입 474억원이 영업이익에 일시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를 제외한 조정 영업이익은 -435억원이다.
 
(사진=에코프로)


◇ 차세대 소재 개발로 활로 모색

에코프로비엠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전압 미드니켈, 소디움, 실리콘 음극재 등 신제품 개발이 원활하게 진행 중이다.

이들 신소재는 EV와 ESS 시장에서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특히 북미 ESS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단결정 양극재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ESS향 매출은 전분기 대비 30% 이상 외형성장했으며, 판매량은 85% 증가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ESS 시장의 경우 글로벌 친환경 정책 및 AI 데이터센터향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럽 양극재 내재화 움직임에 따른 신규수주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에코프로비엠 하이니켈 양극재. (사진=에코프로)


◇ 미국 대선 등 정책 변수 주목해야

에코프로비엠은 현재의 시장 상황을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로 인해 생산능력(CAPA) 하향 및 투자 연기가 검토되고 있으나, 유럽 헝가리 투자는 지속될 예정이다.

다만, 헝가리 공장의 양산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공장 증설은 예정대로 진행해 2025년 3분기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유럽의 배터리 공급망 현지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EV 시장의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리스크로 주목된다.

유럽과 북미의 전기차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의 EV 전환 계획 연기도 변수다.

특히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전기차 정책이 크게 바뀔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지, IRA법(인플레이션 감축법) 완화 등으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에코프로비엠 포항사업장. (사진=연합뉴스)

 

◇ "3분기도 실적 부진" 전망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 실적을 매출액 3조1909억원(전년 대비 -54%), 영업이익 173억원(-89%)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4분기부터는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따른 EV 수요 개선 효과는 9월 이후 기대되는 만큼 사실상 4분기부터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발표를 통해 확인된 것처럼 최근 전기차 판매 환경을 감안하면 하반기 유의미한 판매량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3분기까지 재고조정 이후 4분기부터 재고 확보 수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전망에 대해 신중한 의견도 제기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실적 추정치와 전기차 전망은 미국 민주당 정부가 유지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모든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다 감안해도 현재 동사가 받고 있는 프리미엄은 정당화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