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은행 현금인출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3조2천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배 늘어난 규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총 3조2704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2조2232억원)보다 47% 증가한 수치다.

부실채권 정리 규모가 늘어나면서 5대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일시적으로 개선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이들 은행의 대출 연체율 평균은 0.31%로, 5월 말(0.39%)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같은 기간 0.34%에서 0.29%로 떨어졌다.

그러나 신규 연체 발생 추이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5대 은행의 6월 신규 연체율은 0.09%로, 5월(0.10%)에 비해 0.01%포인트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0.56%로, 가계(0.31%)와 대기업(0.03%)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은 향후 경기 둔화에 따른 추가적인 부실 발생에 대비해 보다 철저한 건전성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