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올 상반기 수입 승용차 판매량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같은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4년 1~6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는 12만5652대로 2020년 이래로 가장 작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차인 테슬라의 모델 Y [사진=테슬라 코리아]

상반기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BMW도 이 기간 3만5130대를 판매해 점유율 27.96%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8% 감소한 것이다. 2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3만0011대를 판매해 23.88%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대비 15.3% 줄었다.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량은 줄었다. 다만 반일감정의 여파로 판매 감소의 타격을 회복하고 있는 토요타 및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들은 전년 대비 다소 늘어난 수치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같은 판매 부진의 이유로 경기 침체의 영향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과 고금리가 누적되면서 수요 자체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한 제도 역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뉴 5시리즈 [사진=BMW]

더욱이 수입차 브랜드들은 하반기에도 이같은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는 모습이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현장에서도 많이 보인다"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어려울 것이다. 쉽게 소비심리가 나아질 것이라고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수입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불황 속에서도 초고가 수입차 판매는 늘어 양극화를 이뤘다. 벤츠의 초고가 브랜드인 마이바흐가 지난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역시 고가인 지바겐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다른 초고가 브랜드들도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이 글로벌 럭셔리 차 시장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경기 위축의 장기화와 고금리의 여파로 올 상반기에는 초고가 차 브랜드도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 한 수입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를 넘어 내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판매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더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체들은 다양한 위기 타개 전략을 쓰고 있다. 상당수의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신차를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럭셔리 중형세단 'C-클래스'의 엔트리 모델인 'C 200 아방가르드'와 'C 200 AMG 라인'을 새롭게 출시했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2024.06.17 dedanhi@newspim.com

수입차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브랜드를 막론하고 신차 시장은 살아있다는 것이 각 완성차 업체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침체되는 시장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장 공들이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브랜드도 있다. BMW는 기존에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이 투자했던 전기차 충전기를 더 늘리고, 서비스업체를 더 리노베이션하는 방식으로 한국시장 공들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마세라티는 기존 딜러 판매 체제를 직영 체제로 바꿨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 코리아' 법인을 출범한 마세라티는 브랜드가 직접 챙기는 한국시장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계획이며, 신차도 적극 내놓을 예정이다.

지프·푸조 브랜드인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종합 전시장 등 딜러사가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지프는 랭글러, 푸조는 401 등 스타 차종 홍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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