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미국의 도매 물가가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물가가 큰 폭으로 내리며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쳤다. 미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던 시장에서는 다시 연착륙 기대를 키우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한 달 전보다 0.1% 상승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6월(0.2%)보다 둔화한 데다 월가 전망치(0.2%)도 밑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PPI는 2.2% 올라 6월 2.7%(수정치)에서 대폭 둔화했다. 2.3%로 둔화할 것이라는 월가 예상도 밑돌았다. 당초 2.6%로 발표됐던 6월 PPI 상승률은 2.7%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공장 직원들.[사진=블룸버그] 2021.09.16 mj72284@newspim.com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무역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보합이었으며 전년 대비로는 2.4% 올랐다. 6월 수치(0.3%, 3.0%)나 월가 예상(0.2%, 2.7%) 모두 밑돌았다.

7월 최종 수요 재화 가격이 전월 대비 0.6% 오르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종 수요 서비스 가격이 0.2% 내리며 재화 가격 상승을 상쇄했다. 7월 최종 수요 서비스 가격 하락 폭은 지난 2023년 3월 이후 가장 컸다. 무역 서비스 물가도 1.3% 내리며 도매 물가 둔화에 일조했다. 

지난주 미국의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둔화함에 따라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까지도 우려하던 시장에서는 7월 PPI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뉴욕 증시 개장 전 미 주가지수 선물 가격은 일제히 오름폭을 확대했으며, 미 국채 금리는 전 만기 물에 걸쳐 일제히 내림세다. 

이제 시장은 하루 뒤인 14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6월 CPI와 근원 CPI 모두 직전 월 대비 0.2% 올랐을 것으로 점쳤다.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고, 근원 CPI는 0.1%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PPI에 이어 CPI도 둔화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되면 시장의 침체 우려도 다소 완화하며 미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다시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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