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음식 배달원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또다시 중국 사회의 도마에 올랐다.

사건은 12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의 한 빌딩에서 벌어졌다. 중국의 대형 음식 배달 앱인 메이퇀(美團) 소속의 여대생 배달원이 배송하다가 빌딩 주변의 난간을 실수로 밟았고, 이를 목격한 빌딩 경비원이 배달원으로부터 오토바이 키를 빼앗고, 200위안의 벌금을 낼 것을 지시했다.

이 여성 배달원에게는 주문 물량이 누적돼 있었고, 어서 빨리 배송을 완료해야겠다는 마음에 경비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정을 설명하며 오토바이 키를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목격한 다른 메이퇀 배송원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고, 주변 지역의 배송원들은 사진을 보고 격분해 해당 빌딩으로 몰려왔다. 순식간에 수백 명의 배송원들이 몰려들어 빌딩 관리사무소에 항의했다.

또한 메이퇀 운영팀은 마찰이 발생하자 해당 빌딩으로부터 음식 배달 주문 접수를 중단시켰다. 메이퇀의 경쟁사인 어러머(餓了麼) 역시 해당 빌딩의 서비스를 중단하며 항의에 동참했다. 소비자가 음식 배달 주문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몇 시간 동안 이어진 후 해제됐다.

빌딩 인근 지역 내 혼잡이 발생하자 인터넷이 들끓었고, 사건은 이내 중국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항저우시의 지역 경찰이 다급하게 출동했으며, 가까스로 배송원들을 해산시켰다.

메이퇀은 12일 저녁 공지를 통해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전담 요원을 현장으로 급파해 사건 해결을 도왔고, 회사가 난간 수리 비용을 지불했고, 해당 배송원은 무사히 귀가했다"며 "회사는 배송 과정에서 배달원이 겪을 수 있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배달원의 요구 사항에 따라,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배달원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후베이(湖北)성의 한 주택가에서 경비원이 진압 장비로 배달원의 발목을 붙잡았고, 해당 행위가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고, 경비원은 배달원에게 사과하고, 위로금을 지급하며 사건은 마무리됐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경비원이 배달원과 말다툼을 하다가 배달원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2일 중국의 한 음식 배송기사가 무릎을 꿇고 경비원에게 오토바이 키를 돌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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