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해 정부가 집행한 할당관세 지원(추정)액이 전년 대비 8940억원 감소한 1조75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원액이 가장 많이 들어간 품목은 LNG, 소비자물가 감소 효과가 가장 큰 품목은 바나나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도 할당관세 부과실적 및 결과보고서'를 공개했다.

◆ 작년 총 117개 품목 대상 할당관세 지원…지원액 1위 LNG

할당관세 제도란 기본세율보다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기재부는 작년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로 긴급할당관세 제도를 운용한 바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할당관세 지원액은 전년(1조9694억원) 대비 54.6% 감소한 1조753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재부는 전년 대비 지원액이 하락한 배경으로 "LNG 0% 할당관세 적용기간이 축소되고 LNG 수입금액 인하 등으로 인한 감소효과"라고 설명했다.

소고기와 항공유 제조용 원유의 할당관세 품목 제외 효과도 약 31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지원액의 55%는 산업 원자재 및 에너지 품목인 기초원자료(5875억원)가 차지했다.

이어 물가·수급안정 23%(2521억원), 취약산업 16%(1769억원), 신성장 분야 4%(397억원), 소재·부품·장비 2%(190억원) 순이다. 할당관세 지원액이 가장 큰 품목으로는 LNG(약 2388억원)로 꼽혔다.

원유(나프타·LPG 제조용), LNG, LPG와 같은 석유류 지원 추정액은 5288억원으로 전체 지원 추정액의 약 49.2%를 차지했다.

지원액이 100억원 이상인 품목은 총 17개로 약 9151억원으로 조사됐다. 17개 품목은 전체 지원액의 약 85.1%에 해당했다.

기재부는 "할당관세로 수입가격이 하락할 경우 국내출고가격과 물가지수에 하락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할당관세 지원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 소비자 물가지수 인하효과는 바나나·돼지고기·설탕 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해 할당관세 지원액이 전체의 1%(120억원)를 초과하는 상위 16개 품목에 대해 효과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료제조용 감자·변성전분이 할당관세 지원으로 국내 출고가격 인하효과(-1.14%)가 가장 큰 품목으로 나타났다.

할당관세로 인해 수입가격이 1% 하락했다고 볼 때 사료제조용 감자·변성전분은 그 이상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이어 나프타용 원유(-0.97%), 바나나(-0.97%), 돼지고기(-0.91%), 설탕(-0.82%), 사료제조용 대두박(-0.80%), 프로판용 원유(-0.68%), 가공용 옥수수(-0.66%)·부탄용 원유(-0.66%) 순이었다.

소비자 물가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품목으로는 바나나(-0.84%)가 꼽혔다. 돼지고기(-0.68%), 설탕(-0.47%), 대두유(-0.36%), LPG 프로판(-0.32%), 프로판용 원유(-0.29%) 등이 뒤를 이었다.

생산자 물가지수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품목은 사료제조용 감자·변성전분(-1.11%)이었다.

이어 나프타용 원유(-0.93%), 돼지고기(-0.91%), 사료제조용 대두박(-0.75%), LPG 부탄(-0.71%), LPG 프로판(-0.62%), 부탄용 원유(-0.60%)·사료제조용 대두(-0.60%) 순이었다.

기재부는 "할당관세 지원품목이 속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하방산업의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이 물가안정 효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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