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지난 6월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는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절대평가제 도입 이후 역대 최저인 1.47%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된 이후 영어 1등급 비율은 매번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48점, 수학 152점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전체 수험생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낸 점수다. 시험이 어려우면 고득점과 평균 차이가 벌어져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행일인 6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4.06.04 photo@newspim.com

불수능으로 평가받는 지난해 수능에서는 국어 150점, 수학 148점이었다. 이와 비교했을 때 이번 6월 모평도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83명, 수학은 697명이다. 킬러문항 배제 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던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자가 국어 1492명(137점), 수학 648명(151점)이었다.

영어 1등급은 전체 응시자 중 1.47%(576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에서는 1등급 비율이 7.6%였다. 킬러문항 배제 이후 시행된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4.7%, 당해년도 9월 모의평가에서는 4.37%였다. 각각 이전해와 비교했을 때 역대 최저 비율이다.

영어는 2018년도 수능부터 사교육 과열을 이유로 절대평가제로 시행되고 있다. 등급 구간은 1등급 90점, 2등급 80점, 3등급 70점으로 등급별로 10점씩 낮아진다. 상대평가제에서는 1등급 4%, 2등급 11% 3등급 23% 등으로 나뉜다. 이에 따르면 이번 6월 모의평가 영어는 상대평가제보다 오히려 1등급 비율이 낮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대평가제로 평가했던 2009학년도 이후를 봐도 영어 90점 이상 비율이 1.47%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라며 "영어 2등급도 9.47%로, 수험생들은 2등급 확보도 매우 어려워졌다"고 했다.

평가원도 이번 6월 모평 영어 난이도 조절과 관련해 사실상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김미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출제진의 예상과 킬러문항 배제 이후 출제 경향에 대한 학생의 적응도, 이번에 고3 학생들의 학력 수준에 간극이 있었다"며 "킬러문항을 배제한 상태에서 변별력을 유지하다 보니 중고난도 문항이 많아 시간 안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 과목 만점자는 전국에서 총 6명이 나왔다.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지난 2024학년도에는 1명, 킬러문항 배제 전인 2023학년도에는 3명이었다.

임 대표는 "킬러문항 배제 이후 국어, 영어, 수학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라며 "올해 본 수능은 의대 모집 정원 확대, 반수생과 재수생 유입 등으로 인해 난이도 조절이 어느 해보다 어렵게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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