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이 거세진 이후 미국인 10명 중 7명 이상이 그가 오는 11월 대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0일(현지시간) 나왔다.

CBS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거브와 함께 TV토론 다음날인 지난달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전국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범위 =4.5%p)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나타났다.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CNN 주관의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에서 고개 숙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민주당 당원 중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54%로 과반이었지만 출마해선 안 된다고 한 응답도 46%로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그의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는 바를 방증하는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 응답자 중 86%가 그의 고령을 이유로 꼽았고, 71%는 '그가 대통령직 수행시 내릴 결정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CNN 주관의 첫 TV토론은 27일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남부 국경 불법 이민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서는 다소 횡설수설해 논란이 일었다.

토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그(바이든)가 마지막에 한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마도 그 역시 자신이 한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저격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자격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자 민주당 안팎에서는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민주당 고액 기부자들은 후보 교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로비 중이란 전언이다. 뉴욕타임스(NYT) 편집국은 토론 다음 날인 28일 사설에서 '바이든은 국가를 위해서 선거 레이스를 떠나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후보 교체는 쉽지 않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확정 지을 민주당 전당대회가 당장 오는 8월 중순으로 시간이 촉박한 데다 교체 후보를 정해도 민주당 선거인단의 지지를 얻을지 미지수다.

바이든 대통령도 TV토론 후 자신에 대한 부정 여론을 의식한 듯 "나도 내가 젊은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이전처럼 잘 걷거나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며 이전처럼 잘 토론하지 못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내가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거 레이스를 완주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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