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엔달러 환율이 1달러=160엔까지 치솟은 뒤 155엔까지 수직낙하면서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당분간은 추가 개입이 있어도 엔저를 확실히 잡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히로히토 천황의 탄생일로 일본 금융시장이 휴장했던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60.245엔을 기록하며 1990년 4월 기록했던 160.15엔 이후 최고치(엔화 약세)를 찍었다.

몇 시간 뒤 환율은 155엔 아래까지 무려 5엔이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외환 당국이 개입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시장 개입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면서도 현재 시장이 "투기적이고 격렬하며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데 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당국의 개입 의심 속에 전날 154엔대까지 내려왔던 엔달러 환율은 30일 오전 아시아 외환 시장에서 일시 157.005엔까지 오르며 엔저 흐름으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장기화가 고착화돼가는 분위기 속에서 달러 강세가 워낙 강해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 효과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무라 외환 전략가 미야이리 유스케는 "거시경제적 여건이 변하지 않는 한 다시 160엔까지 돌아갈 가능성이 꽤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당장 30일~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고 미국의 연착륙 여부를 가늠할 경제 지표들이 예정된 상황에서 엔달러 환율은 일단 155~160엔 선에서 머물 것으로 봤다.

로드 아벳의 레아 트라우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화가 올해는 특히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를 따르는 것 같다"면서 간밤 당국 개입 의심 행보가 있었지만 임시방편 같은 개입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벳은 이어 일본은행(BOJ)이나 미 재무성이 엔저 심화를 막고자 한다면 채권 매입 축소를 신호하거나 금리 인상 행보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화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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