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사진=연합뉴스)

 

 울산시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전격 개입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6일 긴급 성명을 통해 "고려아연에 대한 외국자본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 시장은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영풍이 중국계 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18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울산시의 개입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고려아연이 국가 기간산업에 해당하는 중요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김두겸 시장은 "고려아연은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선두주자일 뿐 아니라 수소, 이차전지 핵심 소재 등의 사업을 운용하는 기업"이라며 "중국계 자본이 대량 유입된 펀드를 구성하고 있는 MBK가 적대적 인수를 할 경우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둘째, 고려아연이 울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라는 점이다. 김 시장은 "고려아연은 50년간 울산시민과 함께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이라며 "울산 대표 향토기업이 중국계 사모펀드에 인수합병된다면 기업도시 울산의 명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울산시는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지역 상공계와 힘을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겠다"며 "울산시민들은 20여년 전 지역기업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울산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배경에는 영풍그룹 내부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이 최근 영풍그룹 전체 매출의 75% 안팎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반면, 장씨 가문이 맡은 기업들은 부진을 겪으면서 양 가문 간 갈등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