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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동진 기자] 인간수명이 길어지고 노령인구가 급증하면서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 환자수는 1억14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이 퇴행성 뇌질환에 걸리면 기억력과 언어능력, 판단력, 수행능력 등이 현저히 떨어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퇴행성 뇌질환은 단순히 환자 개인의 질병 차원으로 끝나지 않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요국 정부와 의료기관, 바이오제약 업체들이 뇌질환 조기발견 및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2021년 약 17억3700만달러였던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규모는 연평균 약 64.1% 성장해 오는 2027년엔 338억7200만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도 2022년 37억달러에서 연평균 7.9% 증가해 2029년엔 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퇴행성 뇌질환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비율 20% 이상) 진입을 코앞에 둔 한국에도 강건너 불보듯할 문제가 아니다. 다행히 국내에선 최근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거액의 투자유치를 받으며 관련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업체 ‘피코엔텍(대표 권흥택)’은 지난 5일 동구바이오제약(대표 조용준)’으로부터 12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2014년 설립된 피코엔텍은 인체 내에서 매일 생성돼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인 알데히드 화합물을 제거하는 메디컬푸드를 개발하고 있다. 피코엔텍이 개발한 ‘알데히드 감소 화합물(ARC)’은 독성실험 결과 5000mg/kg까지 인체에 무해하다. ARC는 특히 치매, 파킨슨병 등의 발병원인으로 알려진 성상세포의 염증과 미세아교 세포의 염증을 정상화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ARC는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업적 경제성이 매우 높은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피코엔텍은 동구바이오제약의 투자금을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실시될 파킨슨병 임상시험에 사용할 예정이다. 임상결과에 따라 피코엔텍은 내년 미국에서 수전증 및 파킨슨병에 대한 정식 임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이번 투자를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승인 및 허가 이후, 병원 및 약국 등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판매우선협상 대상자로 지정 받게 된다. 동구바이오제약 측은 “피코엔텍과의 협력을 통해 신경 보호 효능이 입증된 알데히드 감소 화합물 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하고 이를 통해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바이오벤처 ‘아델(대표 윤승용)’도 지난 1일 스톤브릿지와 한국산업은행,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민트벤처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이로써 아델의 누적투자유치액은 300억원을 기록했다.  

아델은 윤승용 서울아산병원 뇌과학교실 교수가 2016년 신경퇴행성 질환 신약과 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이다. 아델이 개발 중인 ‘타우 항체(코드명 ADEL-Y01)’은 정상 타우에는 작용하지 않고 치매를 포함한 질병 특이적인 변형을 가진 아세틸화 타우(tau-acK280)만을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세계 첫 항체 후보물질이다. 아델은 ADEL-Y01에 대해 지난해 9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인체 대상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임상1a·1b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윤승용 아델 대표는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 신약 승인 이후 치매치료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아델은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고통받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ADC 항암제 및 뇌질환 치료제 개발기업 ‘에임드바이오(대표 허남구)’가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와 인터베스트, DS자산운용, 민트벤처파트너스, 유한양행, 삼성생명공익재단으로부터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따라 아델의 누적투자액은 480억원이 됐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로 뇌질환 분야의 국제적 전문가인 남도현 교수(현 CTO)가 2018년 설립한 업체다. 에임드바이오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다수의 뇌종양 및 신경퇴행성 질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에임드바이오 측은 “이번 투자는 우리의 기술과 비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임상단계 개발로 역량이 확장되고,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인 후속 파이프라인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향후 몇 년 내에 초고속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