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최근 인도가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가 "인도는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대중국 제재를 해제하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31일 환구시보의 논평에 따르면, 인도는 2020년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중국 모바일 앱 차단, 중국 투자 승인 지연, 양국 직항편 축소·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 같은 제재 조치가 나온 후 4년이 지난 후 인도 재무부가 최근에 발표한 '2023~2024 경제 조사'는 해당 제재가 인도 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인도의 제조업 GDP 비중은 2015년 16%에서 2023년 13%로 하락했으며, 모디 정부의 목표인 25%를 크게 밑돌았다.

인도 전자업체들은 4년간 15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인도 제조업은 중국의 부품, 중간재, 기술 지원이 필요하며, 이를 타국으로 대체하면 가성비가 크게 낮아진다.

중국인 기술자들은 인도를 방문하고 싶어도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방문하지 못한다. 인도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장비를 구매해도 기술 지원을 받지 못해 사용을 못한 채 방치돼 있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이 같은 상황에 인도가 대중국 경제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인도 상공부 장관은 30일 인터뷰에서 "중국 관련 방침을 재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이 같은 상황을 "인도 정부가 결정을 못 하고 오락가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환구시보는 인도가 미국의 눈치를 보는 탓에 현실적인 결정을 못 한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미국 언론들은 인도에 항상 전략적 파트너와의 관계를 고려해 정책을 결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며 "미국이 사실상 인도를 조종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인도 당국은 현지 여론을 직시해 중국에 더욱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며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것은 결코 체면을 손상하는 일이 아니다"고 촉구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신화사=뉴스핌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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