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세제당국인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가상자산과 업무 관련성이 있는 내부 공직자들에게 '가상자산 처분 지침'을 내리면서 때 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가상자산과세 유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기재부의 지침이 가상자산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돼서다.

17일 기재부 관계자는 <뉴스핌>에 "감사실이 지난달 17일 내부 공직자에 가상자산 보유를 제한하고, 만약 본인 또는 배우자·가족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를 처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관가에서는 기재부가 가상자산과세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제부 이정아 기자

가상자산과세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이 예고됐다. 이에 기재부가 가상자산과세 시행에 앞서 솔선수범해 모범을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달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가상자산과세 유예안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가상자산과세는 과세체계 확립 필요성과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연기 논의와 맞물리면서 유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이 지침은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는 4급 이상 공직자는 재산등록 시 보유한 가상자산의 종류와 수량을 구체적으로 명시·신고해야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1급 이상 재산공개대상자는 가상자산 재산형성과정을 기재하고 1년간의 거래내역을 증빙자료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재산등록 의무자는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 보유한 가상자산의 종류와 수량을 등록해야 한다.

현행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라 가상자산 보유 제한 규정을 두고 있는 기관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총 26개 기관이다. 기재부 내부에는 가상자산과 업무 관련성이 있는 소득세제과, 법인세과, 금융세제과 등 11개 부서가 해당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상자산 보유제한 지핌은 정례적인 것"이라며 "과세 여부하고는 전혀 연결 지을 고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기재부는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통상적인 절차에 때아닌 소동이 일어난 것은 그만큼 가상자산과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는 걸 증명한다. 세법개정안에 가상자산과세의 유예안이 담길 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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