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랑스 총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머쥐며 원내 1당을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일주일이 지나도록 총리 후보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NFP를 구성하고 있는 4개 정당이 모두 합의하는 단일 후보를 뽑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차기 총리 선출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에선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총선에서 1등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를 총리로 임명한다.

프랑스 총선 2차 투표가 치러진 7일(현지시간) 파리 시민들이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여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4일(현지시간) "좌파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로 꼽혔던 위게트 벨로(73)가 오늘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좌파연합이 차기 정부를 이끌 '합의된' 후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벨로는 전 공산당 의원으로 현재는 인도양에 있는 프랑스 해외 영토인 라레위니옹의 지방의회 의장을 맡고 있다. 

벨로는 이날 성명을 통해 "NFP의 모든 구성원, 특히 사회당원들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지체없이 총리 후보에 대한 제안을 거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NFP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극좌정당인 '글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를 비롯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 등 4개 정당이 모여 만든 좌파연합이다. 지난 7일 실시된 결선 2차 투표에서 전체 의석 577석 중 182석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범여권 중도연합 앙상블이 168석으로 2위,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은 3위에 그쳤다. 

문제는 좌파연합의 각 정당들이 서로 다른 인물을 총리 후보로 내세우며 합의를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벨로 전 의원의 경우, 그가 총리 후보로 부상한 이후 LFI와 공산당, 녹색당이 빠르게 지지 움직임을 보였지만 중도좌파인 사회당이 반대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사회당은 자신들의 대표인 올리비에 포레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당의 2인자인 피에르 주베는 에이전스 프랑스-프레스에 "지금까지 (좌파연합 모두가 합의한) 이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며칠 안으로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동안에는 그가 계속 총리직을 수행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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