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2005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초기 정착지원금을 대폭 개선하고, '미래행복통장'을 통한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이탈주민의 날'은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따뜻하게 포용하고 성공적인 정착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을 약속한 것으로,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역대 정부 중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개식 선언 이후 진행된 유공자 포상에서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김성민 자유북한방송대표(국민훈장 동백장), 임현수 글로벌연합 선교 훈련원 이사장(국민포장), 마순희 학마을 자조모임 대표(대통령 표창), 남북 주민으로 구성된 '위드봉사단'(대통령 표창)에게 훈·포장 및 표창을 직접 수여하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의 의미를 새기며, 고난의 탈북 여정을 거쳐 하루하루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3만4000명의 북한이탈주민에게 경의와 격려를 표했다.

[서울=뉴스핌]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NATO 퍼블릭 포럼 '인도태평양 파트너십' 세션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7.12 photo@newspim.com

윤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은 자유를 향한 숭고한 여정을 통해,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인간의 운명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줬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 대통령은 "탈북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면서 북한을 탈출한 모든 동포들이 대한민국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작년 3월 '북한인권보고서'를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개 발간된 것을 상기하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어가는 중요한 토대이며, 탈북민 포용은 그 첫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희망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정착', '역량', '화합'의 세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먼저 윤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국가의 종합적인 보호와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며 "2005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초기 정착지원금을 대폭 개선하고, '미래행복통장'을 통한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탈북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탈북 여성에게 아이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북한 출생 자녀뿐 아니라 제3국 출생이나 국내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위한 양육과 교육 지원도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전반적인 고용이 열악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 북한이탈주민의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탈북민 고용 기업에 대해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세 번째로 '화합'의 미래를 제시하며 북한이탈주민이 차별받지 않고,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멘토링 사업을 소개하면서 "먼저 온 탈북민들이 나중에 온 탈북민을 보살필 수 있도록 북한이탈주민의 자립공동체도 형성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북한이 탈북을 막기 위해 하는 각종 조치들과 관련해 "반인륜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탈북을 막기 위해 국경 지역에 장벽과 전기 철조망을 치고, 심지어 지뢰까지 매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을 벗어나 자유를 찾는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많은 동포들이 탈북을 시도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있다"면서 "북한으로 다시 끌려가 반역자로 몰려 갖은 고초를 겪는 일도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에 의해 고통을 받는 북한 동포를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을 탈출해 해외에 있는 동포들이 강제로 북송되지 않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과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고, '사람과 사람의 통일'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통일이 달성될 것"이라며 "이번 첫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우리 모두의 '자유의 날', '통일의 날'을 앞당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기념사 이후에는 ▲북한이탈주민이 들려주는 꿈 이야기 ▲북한이탈주민의 통일 다짐 발표 ▲남한 청소년·북한이탈주민 청소년 합창 공연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가족동반 1호 북한이탈주민, 북한이탈주민 청년·문화예술인·정부 자문위원을 비롯해 북한이탈주민 멘티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멘토, 북한이탈주민 청소년 대안학교 관계자, 관련 국회의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1차장,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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