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화홈페이지 캡쳐)

 

한화에너지는 지난 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완전 자회사인 한화컨버전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에너지가 한화컨버전스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신주 발행 없이 무증자합병(합병비율 1:0)으로 진행되며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이번 합병의 목적은 경쟁력 강화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다.  

 

(사진= 한신평)


한화 에너지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합병을 단행하는 배경에대해 "향후 한화에너지는 집단에너지, 태양광, ESS, LNG, 수소, 바이오매스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다변화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다"라며 "ESS제어시스템, 바이오매스 등 사업에서의 컨버전스 역량과 수주 경쟁력 활용도가 높아 합병후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 한화에너지의 승계 구조와 전략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50%), 김동원 사장(25%), 김동선 부사장(25%)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의 2대 주주로 ▲한화에너지 ▲㈜한화 ▲계열사로 이어지는 삼형제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재계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을 통한 그룹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김승연 회장의 지분을 삼형제에게 직접 상속·증여하기에는 세금 부담이 큰 만큼 한화에너지를 활용해 승계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차입 증가로 재무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배당으로 인해 2020년 2조7092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4조8683억원,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5조6053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64.3%로, 만기 1년 이내에 돌아오는 차입금 부담이 크다.

 

(사진= 한)

◇ 안정적수익내는 한화컨버전스통한 재원확보

한화컨버전스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의 유틸리티 제어 시스템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1886억원, 영업이익은 20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이다.

한화컨버전스는 전체 매출의 약 50%를 삼성그룹으로부터 발생시키고 있고 신규 라인 증설 시 사전 공동설계 작업에도 참여하는 등 입지가 탄탄하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안정적 수익을 내는 한화컨버전스를 통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너 3세의 승계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한화에너지는 당분간 그룹 주요 투자에 공격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화관계자는 "회사는 지속적으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자 하며 본 사업도 기존사업과 신규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시너지 강화일뿐 오너승계작업 등과같은 다른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와 합병으로 신용도 긍정적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자회사 한화컨버전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으로 인한 사업적, 재무적 변화는 제한적일 판단했다.


그러나 한화에너지는 이번 합병과 함께 ㈜한화의 보통주 공개 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화 보통주 지분율은 17.71%까지 늘어나게 된다.

또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금번 합병과 공개 매수의 진행 상황, 최종 결과, 그룹 내 지분 변동 가능성과 자금 소요 규모 등을 지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컨버전스(A-)를 신용등급 상향 검토 목록에 등록했고 이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한화에너지(A+)와 합병으로 신용등급 상향 요인이 발생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진= 한신평)

한화컨버전스의 신용등급은 한화에너지에 흡수합병되는 시점에 철회될 예정이다. 기 발행된 기업어음이 존재할 경우 한화에너지로 이관된다.

이는 한화컨버전스가 법인으로서의 독립적 지위를 상실하고 그 자산과 부채가 모두 한화에너지로 통합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