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이후 배터리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소방청 업무 매뉴얼상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시 물을 이용한 냉각 방식이 장기화재에 적합하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시 기존 분말 소화기로 진화가 오히려 화재 위험을 더욱 키우고, 물을 이용한 진화도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화성=뉴스핌] 정일구 기자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5일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공장 화재 현장=2024.06.25 mironj19@newspim.com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 창원 의창구)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지난 5년간 금속화재 진화를 위한 소화기 연구용역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리튬 배터리 화재 현장 대응을 위한 소화장치 개발에 관한 연구용역 추진 실적이 전무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의 경우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처럼 다량의 물로 주수하여 냉각 소화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화재는 일반화재(A급), 유류화재(B급), 전기화재(C급), 주방화재(K급)로 구분해 화재 유형별 소화기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금속화재를 진압하는 D급 금속화재 소화기가 없어 화재 발생 시 마른모래나 팽창질석 등으로만 진압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했던 한 소방관은 "처음 ESS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물을 이용해 최초 진압을 시도했다"면서 "하지만, 불길이 최성기여서 주수가 분진 폭발을 일으켰다" 고 증언했다.

김종양 의원은 "화학물질인 리튬 배터리는 고용량의 에너지가 담겨 있어 폭발하기가 쉽고 물과의 반응성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방청 대응 매뉴얼에 물을 이용해 진화를 하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방청은 리튬 배터리 화재 대응을 위한 자동소화시스템과 긴급 대응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해 기존 대응매뉴얼도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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