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셀) (사진=넥셀)

[더스탁=김효진 기자] 치과 의사가 설립한 바이오텍이 설립 13년여 만에 상장사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iPSC) 전문기업으로 증시 문을 두드린 넥셀이 그 주인공이다. 넥셀은 바이오 기업이지만 지난 2022년 한국산업기술평가원(KEIT)으로부터 소부장 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넥셀은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 국내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다양한 종류의 체세포로 분화시키는 자체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ICH(의약품 국제조화회의)의 심혈관 안전성 약리 평가 가이드라인(ICH E14/S7B) 개정 연구에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유일하게 hiPSC 대량생산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hiPSC 기술력을 토대로 줄기세포를 여러 바이오 의학분야에 적용시키기 위해 사업 다각화도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 유래 세포제품의 글로벌 공급 등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먼저 취하고 치료제 시장까지 범위를 넓히는 게 포인트다. 사업화 성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분야에 먼저 집중해 신약개발 위주의 바이오텍이 가진 리스크를 다소 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넥셀은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상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총 상장 예정 주식수(794만여주)의 약 12.5%인 99만4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상장 주선인은 NH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넥셀은 생물학도이자 치과의사인 한충성 대표가 줄기세포의 성장성에 매료돼 지난 2012년 설립한 회사다. 2년 후 김종훈 고려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으로부터 간세포 제작기술을 이전 받으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줄기세포 관련 다양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hiPSC 유래 기능성 세포 제조, 약물 평가 서비스, 오가노이드 제품 및 질병 모델 개발, 위탁개발생산(CDMO), 신약개발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hiPSC 유래 체세포 제품은 상용화 성공해 글로벌 제약사 등에 공급 중이다. iPSC 유래 체세포 배양은 쉽지 않지만 넥셀만의 차별화된 대량생산 방식과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토대로 생존율과 기능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체세포 제품 중 하나인 심근세포를 이용한 심근독성 평가 시험법을 자체 개발해 시험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동물대체시험 시장의 고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hiPSC를 활용한 오가노이드(organoid·장기유사체) 사업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넥셀은 다양한 인간 심장 세포 구성을 재현한 hiPSC 유래 다세포 구성 심장 오가노이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토대로 동물 시험을 대체해 약물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심장 질환 모델도 구축했다. 오가노이드는 생체 외 환경에서 배양을 통해 사람의 장기 구조와 같은 조직을 똑같이 구현한 것이다. 이는 한해 5억 마리 이상이 사용되는 동물시험의 대체 시장이 될 수 있어 동물실험의 윤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약개발 영역에서는 단백질 유래 신약 NP-011과 펩타이드 신약 NPT-0025를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구성했다. NP-011은 간 섬유화를 동반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질환, ST 분절상승 심근경색 재관류 손상(STEMI-IRI), 염증성 장질환(IBD)을 주요 적응증으로 삼고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펩타이드 신약 NPT-0025는 특발성 폐섬유증(IPF)을 적응증으로 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움직임도 활발하다. 2021년부터 hiPSC 유래 체세포 CDMO를 위해 미국 현지 법인(NEXEL USA)과 조인트벤처 셀로직스(Celogics)를 설립했으며 인도의 비임상 연구 서비스 제공업체 GVRP와 해외 CRO 계약을 맺은바 있다. 또 일본 최대 CRO인 CMIC와는 넥셀의 hiPSC 기술을 활용한 질병 모델링 및 CDMO, CMIC의 비임상 동물 실험 측정과 평가와 관련한 공동 연구개발을 위해 협력 중이다.

넥셀은 실적이 아직 본궤도에 아직 오르지 못한 만큼 이번에 기술특례방식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작년에는 매출 13억원에 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프리 IPO를 포함해 현재까지 4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한충성 대표가 1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동 창업자인 김종훈 기타비상무이사는 5.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