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새벽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간 국빈 방문 일정을 개시한 가운데 외신과 전문가들은 그가 북한을 깜짝 방문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자신과 흔치 않은 대면 회담을 하며 러시아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방북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아시아 방문을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9월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4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지난해 9월 13일 김 위원장은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탄약 등 무기 지원을 받은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북한 방문 요청을 수락했다.

러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시점이 러 대선이 있는 3월 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푸틴 대통령은 기록적인 득표율로 당선, 지난 7일에 집권 5기 취임식이 열렸다.

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북러 간 군사 협력이 늘어났다"며 "핵과 무기 프로그램 관련 다수의 국제 제재를 받는 북한이 미국 주도의 경제적 고립 속에서 러시아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평양을 방문한 것은 2000년 7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24년 만이 된다.

싱가포르 국책 연구소인 ISEAS 유소프 이삭 연구소의 이안 스토리 연구원도 미국의소리(VOA)에 푸틴 대통령이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는 김에 "러시아의 가장 긴밀한 아시아 파트너 3국인 중국, 베트남, 북한을 모두 방문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푸틴 정권의 동방 중심의 외교 정책이 여전히 제대로 진행되고 있고 각종 제재로 우크라이나 침공의 책임을 묻는 서방의 러시아 고립 노력은 실패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국영 베트남뉴스통신(VNA) 에 따르면 응우옌 푸 쫑 베트남공산당 총비서(서기장)는 지난 3월 26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방문을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옛 소련 때 군사 장비의 노후화로 러시아로부터 새로운 무기 구입을 바라는 베트남 정부도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VOA는 짚었다.

베트남 정부가 푸틴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에 대비해 지난 13~14일 예정된 데이비드 오설리반 EU 제재 이행 특사의 방문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9일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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