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엔화 가치가 달러당 160엔까지 밀리며 1990년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9일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8.05~158.15엔 수준에 거래되다가 갑자기 160.245엔까지 튀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 환율은 과거 160.15엔을 기록했던 1990년 4월 이후 최고치(엔화 약세)에 해당한다.

이날 일본 금융시장이 히로히토 천황의 탄생일을 기념해 휴장하면서 거래량이 많지 않아 환율 변동성은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저가 심화되면서 엔화 손절매 주문이 발생, 낙폭이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엔화는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기대를 모았던 채권 매입 축소 발표는 나오지 않자 156엔대까지 낙폭을 키웠다.

미 경제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지표마저 예상을 웃돌면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했고, 이에 미·일간 금리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며 엔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강해진 탓이다.

이번 주(4월 30일~5월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 회의 결과와 뒤이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기다리는 가운데, 아직까지 일본 금융 당국의 개입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미즈오은행 아시아 경제 및 전략 책임자인 비슈누 바라탄은 최근 몇 주 동안 매파적 연준 기대감으로 달러가 꾸준히 올랐던 것과 달리 이번 주 FOMC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엔·달러 환율이 양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매파적 연준에 대한) 시장 기대가 높아 연준이 매파적 서프라이즈 행보를 보이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엔화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정도로 미일 금리차가 더 벌어지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