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차기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DX)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 사업 입찰 결과 발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입찰방식에 초점을 둔 여론전만 이어지고 있다.  

[사진=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측은 올해 초부터 계약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여론전을 벌여왔으나 KDDX뿐 아니라 다른 수주에도 경쟁입찰 여부를 따질 만큼 여론전이 격화된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조달청을 통해 공고한 일반물자 대형 해상시험선(대형시험선) 상세설계 및 건조사업을 수주했다. 1255억원 규모의 사업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참여했으며 HD현대중공업이 기술평가, 가격 점수 등에서 한화오션과 점수 차를 벌리며 수주에 성공했다.

◆경쟁입찰에 초점…다른 수주까지 여론전 번져

일각에서는 이번 수주가 경쟁입찰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KDDX 또한 경쟁입찰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기본설계를 맡았던 업체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상세설계 및 건조사업에서도 수의계약 형식을 취해왔다는 방위사업청의 설명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과 방사청은 방산물자와 일반물자는 획득 방식이 아예 다르다고 답했다. 대형 해상시험선은 방산물자가 아니라 일반물자로 분류되는 만큼 방산물자와 같은 특례조항이 없어 원래도 경쟁입찰로 진행해 왔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 26일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울산급 배치Ⅳ입찰과 관련한 질문에서 "경쟁입찰에 이의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입찰 방식에 문제가 제기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3년간 입찰에서 1.8점의 보안 감점을 적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대표나 임원이 개입하는 등 청렴 서약 위반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행정지도를 내렸다. 제재 대신 결정된 행정지도로 HD현대중공업은 KDDX 건조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수의계약 방식은 공정성에 어긋난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경쟁계약의 원칙에 입각해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과 평가절차를 거쳐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시기적으로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시기와 방사청 보안 감점 기준 변경 시기, HD현대중공업 직원 사건 등이 전부 맞물리면서 여론전이 심화됐다. 여론전은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한화오션이 지난 3월 유출에 관여한 HD현대중공업 임원 등을 고발한 데 이어 HD현대중공업도 한화오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7월 초에는 방사청의 내부 문건까지 유출되며 사업자를 추측하는 보도가 쏟아졌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8일 경찰에 왕정홍 전 방사청장 KDDX 입찰비리 의혹 관련 참고인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왕 전 방사청장과 HD현대중공업 간의 비리 의혹에 대해 '허구'라고 부인한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입찰방식에 공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 긍정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입찰 업체 선정이 늦어지고 있고 왕 전 청장 수사 결과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수사가 전부 얽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론전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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