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이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재무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제주항공 주가가 과거 발행한 교환사채(EB)의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를 요청해서다.

증권가에서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AK홀딩스의 현금 유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외형 성장을 이끌어 내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는 과거 발행한 13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에 대해 조기 상환(풋옵션) 청구가 발생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AK홀딩스는 2022년 9월 제주항공 지원에 나서기 위해 제주항공 주식 830만5648주를 담보로 1300억 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해당 EB는 대신증권(800억 원), 한국투자증권(180억 원), 메리츠증권(320억 원)이 각각 사들였다. 투자자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제주항공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지만, 제주항공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투자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해당 EB의 교환가액은 주당 1만5050원이지만, 제주항공 지난 14일 종가 기준 제주항공의 주가는 8650원에 그쳤다. 2015년 말 상장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 원인은 최근 국내 증시 폭락과 함께 비용 증가와 운임 하락에 따른 실적 저하가 꼽힌다.

풋옵션 금액은 발행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인 413억 원으로, AK홀딩스는 이자를 더해 438억 원을 돌려줄 예정이다. 풋옵션 행사일은 내달 6일로, 투자자는 매 3개월마다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제주항공의 주가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풋옵션을 계속 발동한다면 AK홀딩스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제주항공의 목표 주가를 1만 원 아래로 하향 조정한 증권사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며 목표 주가를 1만1500원에서 9400원으로 내렸다. 1만5050원인 교환가액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자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충분해 내달 6일 EB 조기 상환에 문제가 없다"며 "유동성에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 기준 AK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80억 원이다. 여기에 금융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모두 1854억 원으로 EB 조기 상환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AK홀딩스는 애경그룹의 지주사로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을 비롯해 애경산업과 애경케미칼 등을 거느리고 있다. AK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애경자산관리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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