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SK그룹의 향후 사업 재편 가늠자가 될 SK이노베이션과 SK E&S간 합병 여부가 오는 17일 판가름날 전망이다.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회생 여부도 두 회사간 합병 여부에 달려 있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 SK온의 배터리 사업에 급한 불을 끄겠다는 포석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 추진을 논의한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을 비롯해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등을 자회사로 두고 배터리, 석유 탐사, 정유, 석유화학 제품 생산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 기업이다.

◆ '10개분기 연속 적자' 배터리 자회사 'SK온 살리기'가 핵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지난 2021년 10월 출범 이후 10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중이다. 급속도로 성장하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부터 고금리와 실물 경기 부진 여파 등으로 깊은 불황의 터널에 접어든 영향이다.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 [사진=뉴스핌 DB]

SK그룹은 배터리 후발 주자인 SK온에 지난 3년간 시설투자에만 20조원 이상을 쏟아부으며 SK온을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점유율 5위권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 정체에 SK온은 누적 적자 규모가 2조5000억원대로 불어난 상황이다. SK그룹이 올해 초부터 추진하고 있는 그룹 사업 재편 역시 'SK온 살리기'가 핵심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이 검토되고 있는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 SK㈜가 지분의 90%를 보유하고 있는데, 도시가스 자회사 등으로부터 안정적인 현금을 받아 SK㈜에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알짜 회사로 꼽힌다.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이래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거뒀다.

◆ SK이노베이션-E&S 합병비율 및 주주 설득 여부 관건

재계에선 두 기업의 합병 성사 여부가 합병비율 및 주주 동의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한다. 비상장사인 SK E&S에 대한 합병비율 산정 방식에 따라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모펀드(PEF) 운용사 KKR이 3조원 넘는 SK E&S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KKR이 합병 문제로 투자금 중도 상환을 요구할 경우 SK E&S의 재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 역시 관건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주주를 설득하려면 양사의 합병 비율을 최대한 비슷한 수준으로 조율해야 하지만 그럴 경우 SK E&S 투자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이사회서 합병을 결의한다 해도 향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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