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6일(현지 시간) 미 달러화는 보편 관세와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을 둘러싼 상반된 보도 내용에 급락했다가 다시 낙폭을 줄이는 등 변동성이 큰 하루를 보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 측이 보편 관세를 모든 국가에 부과하되,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에 핵심적이라고 여겨지는 특정 분야와 관련된 품목에만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에 글로벌 무역 전쟁을 촉발할 정도로 강력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우려가 후퇴하며 이날 미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일시적으로 1%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WP의 보도가 나온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WP는 있지도 않은 이른바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내 관세 정책이 축소될 것이라고 잘못 보도했다"면서 WP의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블룸버그>

트럼프 당선인이 WP 보도 내용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나서자 미 달러화도 낙폭을 줄였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시장 전략 본부장은 "현실적으로 트럼프의 트루스 소셜 발언이 당분간 외환 시장 변동성을 주도할 것이며, 오늘 아침 시장의 반응이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말(관세 관련)이 실제보다 과장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며, 이와 관련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위험 자산은 오르고 미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이 재가열 조짐을 보인다는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의 발언도 하락하던 달러의 반등을 도왔다.

쿡 이사는 "지난 9월 이후 미국 노동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력을 갖게 됐으나 인플레이션은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끈적거리고 있다"면서 "이는 금리 추가 인하 조치를 보다 신중하게 진행할 이유가 된다"라고 주장했다.

뉴욕 외환 시장 오후 거래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66% 하락한 108.23을 기록했다. WP의 보도가 나오고 달러화 지수는 한때 1% 넘게 하락했으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을 줄였다.

달러화 지수는 지난주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아래 강력한 성장, 관세 정책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에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유로/달러는 전장 대비 0.78% 오른 1.039달러를 가리켰으며, 달러/엔 환율은 0.18% 상승한 157.56엔을 기록했다.

이날 유로는 독일의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12월 3개월째 반등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되자 유럽 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축소되어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공개될 미국의 고용 데이터에 주목하고 있다. 7일에는 미국 노동부 11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가 공개되며, 10일에는 미 노동부의 12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7일과 8일 각각 390억 달러어치(10년물), 220억 달러어치(30년물) 미 국채 입찰을 앞두고 수요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수익률이 상승했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624%로 전장 대비 2.9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12월 26일 기록한 7개월 만의 최고치 4.641%에 근접한 수준이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2bp 내린 4.277%로 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WP의 보도에 초반 내림세를 보이던 미 국채 수익률은 트럼프 당선인의 트루스 소셜 발언 이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재정 경로에 대한 우려도 장기물을 중심으로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증권사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투자 책임자는 "시장에서는 새로운 재무장관이 단기물보다는 장기물 국채를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오르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일시 4.849%까지 오르면서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를 재돌파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