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고용시장 무너졌다"…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IMF 이후 최고치
01 10월 2024 - 6:35PM
알파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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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우리나라의 실업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6개월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장기실업자는 지난 1997년말
IMF 이후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8월 기준 전체 실업자 56만4000명 중
20.0%인 11만3000명이 6개월 이상 구직 활동을 했음에도 취업에 실패했다.
이는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장기실업자 증가세는 2023년 3월부터
시작돼 8월까지 6개월 연속 지속됐다.
이는 전체 실업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와 대조를 이룬다. 전체 실업자 수는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장기실업자의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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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청년층 장기실업 문제 중심…가장 높은 비중 차지
특히 우려되는 점은 청년층이 장기실업 문제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장기실업자 중 15~29세 청년층이 3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은 55.7%에 달한다.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3년 이상 미취업 상태인 청년 중 '집에서 그냥 쉰' 인구가 2023년 5월
기준 8만 명에서 2023년 8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2023년 5월 이후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의 증가와도 연관이 있다. 2023년 8월 '쉬었음' 인구는
256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 증가했다. 이는 2003년 이후 8월 기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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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고용시장 구조적 문제 지적…”노동시장 개선 어려울 것”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장기실업 및 '쉬었음' 인구 증가가 한국 고용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청년 고용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정부와 기업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직업 훈련 프로그램 강화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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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노동시장 한 전문가는 “좋은 대학을 나온 구직자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면서 “노동에
대한 가치 인식이 크게 떨어지면서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한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젊은 구직자들이 취업을 해도 좋지 않은 업무 경험으로 인한 의욕 상실 및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이유로
퇴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정부가 구직자와 기업의 다양한 연계 취업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