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20일 이은애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김복형(56·사법연수원 2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내정했다. 이 재판관은 다음 달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경남 거제 출생인 김 부장판사는 부산서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5년 서울지법(현 서울중앙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한 이후 중앙지법 판사, 서울고법 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쳤다.

김복형 서울고법 부장판사. [사진=대법원]

이후 그는 대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춘천지법 수석부장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낸 뒤 현재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1995년 판사로 임관한 이래 약 29년간 민사·형사·행정·가사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두루 담당한 정통 여성 법관이다.

그는 2008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보임돼 여성 법관으로는 처음 전속 연구관으로 2년 동안 근무하면서 주요 상고사건에 관한 다양한 연구 및 검토 업무를 수행했고, 프랑스 파리 제2대학에 장기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프랑스 항소법원의 재판 실무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외국 사법제도와 재판 실무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고등법원 판사로 재직할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측근들이 조세 포탈,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김 부장판사는 30년 가까이 법관으로 재직하면서 한 번도 재판 업무를 떠나지 않아 재판 실무경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늘 밝고 긍정적인 성품으로 동료 및 선후배 법관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두터운 신뢰 관계를 쌓아 법관들의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 그는 언론중재위원회 위원으로서도 언론의 자유와 개인의 명예 및 권리,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조화롭게 고려하되, 국민이 수긍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하고자 노력하는 등 법원 안팎으로 신망이 두텁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임기는 6년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단 대통령·대법원장 지명 몫의 헌법재판관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김 부장판사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임명이 가능하다.

앞서 헌법재판소재판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김 부장판사와 김정원(59·19기)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윤승은(57·23기) 법원도서관장 등 3명을 이 재판관 후임 후보군으로 압축한 뒤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은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헌법에 관한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등을 두루 겸비했다고 판단한 김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내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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