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은, 부동산·가계대출 우려...기준금리 8월 동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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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불어나는 가계대출과 수도권 부동산 상승세로 인해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2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에도
금리를 현 수준 3.50%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만약 동결된다면 지난해 2월 이후 13번째 동결이자 한은 설립 이래 최장 기록이 된다.
◇ 부동산과 가계대출 우려로 금리 인하 유보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 끊임없이 고금리 여파에 따른 내수 부진의 해법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거론하고 있지만 한은은 부동산과
가계대출 불안 때문에 금리 인하를 유보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한은이 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 등 부정적 효과가 소비 회복 등 긍정적 효과보다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상승하며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도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7월 이후 은행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지만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4일까지 4조2342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액인 7조66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도 상황을 비슷하게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통화정책 방향 전환 상황은 조성됐지만)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등 여러 위협 요인이 있어 금리 인하 시점은 불확실하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2% 목표에 충분히 도달했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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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1월 금리 조정 가능성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대로 9월 정책금리(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도 가계대출·부동산
안정 여부 등을 점검한 뒤 10월이나 11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먼저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미국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우리는 10월이나 11월쯤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한은에 대한 정책금리 인하 압력은 높은 편이나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로 8월에는 동결할
것”이라며 “9월 미국의 금리 인하를 지켜본 후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