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티몬과 위메프 합병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구 대표는 합병 후 'K-커머스' 신규 법인을 내세우고 판매자의 미정산 채권을 전환사채(CB)로 전환해 주주로 참여시키자는 자율 회생안을 발표한 바 있다. K-커머스 대신 이름만 KCCW로 바뀐 채 내용은 동일하다.

9일 큐텐그룹에 따르면 전날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KCCW(K-Commerce Center for World) 신규 법인 설립을 신청하고, 1차로 설립 자본금 10억 원가량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07.30 choipix16@newspim.com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합병은 법원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먼저 신규 법인을 설립한 후 KCCW 법인을 중심으로 양사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과 사업 정상화 추진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KCCW는 법인 설립에 따라 사업 정상화 기반 마련에 나선다. 우선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의 보유 지분을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받아서 100% 감자하고, 구 대표는 본인이 큐텐 전 지분 38%를 합병 법인에 백지신탁한다. 이를 통해 KCCW가 큐텐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합병 법인은 판매자가 주주조합의 형태로 참여한다. 판매자들이 1대 주주로 이사회와 경영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KCCW는 판매자 중심의 수수료 정책과 정산 정책을 도입하고 운영하게 된다. 배송 완료 후 7일 이내로 정산일을 대폭 단축할 예정이다.

사업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자본 유치에도 나선다. 빠른 사업 정상화를 통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KCCW가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완전한 피해 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구 대표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KCCW는 ▲사이트 브랜드 변경 및 신규 오픈 ▲새로운 정산 시스템 구축 ▲판매자 주주조합 결성 ▲법원 합병 승인 요청 ▲새로운 투자자 협상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KCCW는 이날부터 티몬과 위메프 판매자를 대상으로 미정산 대금의 CB(전환사채) 전환 의향서 접수를 시작했다. 8월 말까지 모집한 판매자들로 1호 주주조합을 결성한 후 법원에 합병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구영배 대표는 "티몬이나 위메프를 매각해서는 피해 회복이 어렵다"며 "양사를 합병하면 사업 규모가 국내 4위로 상승한다. 합병을 통해 과감하게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해 신속하게 사업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렇게 해서 기업가치를 되살려야 투자나 M&A도 가능해지고, 제 지분을 피해 복구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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