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통상 7월 말, 8월 초에 있는 대통령들의 여름휴가는 주중과 토·일요일까지 이어진다.

휴가지에서 읽을 책과 함께 하반기 국정 구상을 비롯해 당장 8·15 경축사 메시지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이번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지난 4·11 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인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최근 출범함에 따라 당·정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정치 현안들이 산적해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2024년 3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집중호우에 이어 지난 7월 말부터 폭염까지 지속되고 있어 고물가 난에 민생 현장이 팍팍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이번 휴가 기간에 민생 현장을 직접 돌아보면서 생생한 민심의 목소리를 들을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4일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더라도 주요 국정·정치 현안은 챙길 것이라고 전했다.

당장 여·야·정 간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고 있는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 국회에서 넘어온 쟁점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여부를 숙고해야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가 오는 6일 예정돼 있다. 국무회의 이전에 주요 쟁점 법안들이 국회에서 넘어오면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를 의결한 후 윤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전자결재로 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8월 3일 여름휴가 때 초계함 천안함을 상징하는 'pcc-772' 문구가 새겨진 모자와 천안함 티셔츠를 입고 경남 진해시 해군기지 군항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찾았을 때 전자결재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채권자만 11만여명에 달하고 1조원의 피해액이 발생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도 시급한 현안이다. 오는 8월 15일 이전에 발표될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도 세밀히 사전 검토를 해야 한다.

대통령의 정확한 휴가 기간과 휴가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여름휴가를 계기로 휴가지 주변 일선 군 시설을 찾아 군 간부급을 격려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휴가지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하며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면서 휴가를 가더라도 현안 업무는 챙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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