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일컫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에 대해 일부러 사업비를 쪼개 예비타당성조사를 회피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조광료율과 석유공사의 재정 상태, 심층 분석을 진행한 미국 액트지오사의 전문성 등 다양한 쟁점을 둘러싼 집중 포화가 이어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산업부의 업무보고 후 이어진 질의 시간에 대다수의 야당 의원들은 동해 심해 가스전에 화력을 집중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4.07.18 dream@newspim.com

이날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은 "(동해 심해 가스전) 예타가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예타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도가 됐는데 사실이냐"고 질문했다.

이에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예타는) 2000억원을 넘어가야 하는 사안으로, (동해 심해 가스전은) 기준 미달이라고 보고 있다"며 "시추 1공당 들어가는 예산이 1000억원쯤이기 때문에 2000억원 기준에 못 미친다. 그렇지만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해서 최대한 공정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박지혜 의원은 "그렇게 설명하면 특정한 사업에 대해 쪼개기를 해서 예타를 회피하려는 행위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며 "올해 말 1차 시추를 포함해 앞으로 최소 5공 시추가 필요하다고 보고를 받았고, 이에 대해 대통령이 통째로 승인했다고 밝히지 않았냐"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당 김한규 의원도 이와 동일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산업부나 한국석유공사가 외부 업체를 끼고 사업을 하는 것은 결국 우리 국회의 과정을 피해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예타도 외부 업체에서 부담하게 해서 피해가고, 예산 심의도 석유공사가 부담하는 게 아니니까 국회로부터 피해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한규 의원은 동해 심해 가스전의 조광료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시추 관련 비용도 외국 업체가 가져갈 가능성이 있고, 이익 배분이든 조광권이든 외국 업체가 가져갈 금액이 상당히 크다. 2200조의 사업이지만 우리가 실제 가져갈 금액은 1000억원도 안 되는 것"이라며 "(현 조광료율은) 우리나라 유전 가치가 낮았을 때 선정한 것인데, 이렇게 성공률이 20%나 된다면 조광료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덕근 장관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자원개발사업이 이번이 처음이지만, 글로벌 프랙티스(국제 업무 관행)가 있고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관행도 있다"며 "여기에 따라 해외 자본을 유치하고 최대한 국익을 지키는 차원에서 그 조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동시에 국회를 향해 "관련 법규가 이런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오래전에 만들어 놓고는 손을 안 댔기 때문에 지금 이런 것을 개편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며 "협조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촉구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2024.06.03 dream@newspim.com

석유공사의 악화된 재정 상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은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를 해서 6조 7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고, 그를 통해서 얻은 소득은 전혀 없는 상태로 현재 자본잠식에 빠져있다"며 "이런 상태인 석유공사가 (동해 심해 가스전을)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장관에게 지도 감독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동해 심해 가스전 현안을 주도한 것에 대해 "대통령까지 직접 브리핑할 정도면 이번에는 (석유공사의) 기존 실패 사례하고 비교되는 특별히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된 내용이 있냐"고 캐물었다.

안덕근 장관은 "금세기 최대의 석유 발견을 실현한 가이아나가 확률이 16% 정도에서 시작을 했는데, 저희가 20%의 확률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20%의 확률을 추산한 액트지오를 두고는 "탐사에 관련된 전문가를 갖고 있는 외부 업체가 많지 않다. 심해 탐사 전문성만 놓고 보면 액트지오만큼 전문성 갖고 있는 기업이 지금 잘 없다"며 신뢰성에 힘을 실었다.

이날 아댱의 폭격에 맞서 여당은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이 주로 타격점으로 삼은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 "산유국이 된다는 것은 수십년이 된 우리나라의 꿈으로, 이런 중요한 프로젝트를 대통령이 국민들께 직접 발표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발표한 날인 6월 3일도 총선이 이미 다 끝난 시점이다. 총선이 다 끝났는데 무슨 정국을 반전시키겠다고 이걸 발표하겠냐"고 강조했다.

20%의 성공률에 대해서도 "20%를 갖고 너무 확정적으로 우리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하고, 또 거꾸로 20%면 굉장히 높은 확률인데 왜 해외 업체를 참여시키느냐 이런 비판도 한다"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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