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3일 인도 증시 벤치마크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서 산출하는 센섹스지수는 0.091% 하락한 80,429.04포인트,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지수는 0.12% 내린 24,479.0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 중심의 니프티 스몰캡100지수와 중형주 위주의 니프티 미들캡100지수 또한 각각 0.9%, 0.6% 하락했다.

이날 인도 증시 투자자들의 이목은 20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예산안에 쏠렸다.

특히 예산안에 주식거래세(STT), 장·단기 자본이득세(TCG, 양도소득세) 세율 인상이 포함되면서 투심을 위축시켰다. 세율 인상 발표가 있은 직후 벤치마크지수는 1.6% 급락하기도 했다.

인도 당국이 자본이득세 세율을 높인 것은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파생상품 등에 대한 투기 열풍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로이터는 "2020년 3월 저점 이후 인도 증시가 200% 이상 급등한 것은 파생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유입 덕분이었다"며 "그러나 지속 불가능한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경고음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자본이득세 인상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알케미(Alchemy) 자산운용의 알록 아가왈 펀드 매니저는 "세수 기반이 좋았던 상황에서 자본이득세율 인상은 당연히 시장에 불안감을 야기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 투자자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BNP파리바의 가우라브 두아 전략 책임자는 "정부가 자본이득세를 건드리지 않고 주식거래세를 인상하지 않았다면 이번 예산안은 증시에서 축하 분위기를 불러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영기업(PSE) 섹터와 인프라 섹터도 하락했다. 정부가 인프라에 대한 지출 규모를 늘리지 않은 것의 영향을 받았다. 인도 1위 건설업체로 인프라 지출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라르센 앤드 토브로(Larsen & Toubro)는 3% 내렸다.

반면 소비재 섹터는 상승했다. 인도 소비재 제조업체의 주요 시장인 농촌 및 농업에 예산을 배정한 것이 상승 재료가 됐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인도 최대 담배 회사 ITC가 6.5% 이상 급등하며 눈길을 끌었다. 예산안에 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이 빠진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래픽=구글 캡처] 23일 인도 증시 니프티50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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