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인도 젊은이 들이 늘고 있다. 경제의 고속 성장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로이터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매체는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우타르프라데쉬주 출신의 21세 쿠마르 사연을 소개했다.

연방정부 공무원과 지방 공무원에 동시 도전하고 있는 쿠마르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 더욱 안정적"이라며 "2~3년 내에 합격한다면 10여 년의 고생도 값어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쿠마르는 시험 응시 연령 제한에 따라 앞으로 3년간 더 도전할 수 있다.

인도 정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4~2022년 연방 공무원 시험 누적 응시자 수는 2억 2000만 명에 달하고 이 중 72만 2000명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 부처 사무원과 운전기사 7500명을 뽑는 시험에는 260만 명이 지원했고, 올해 초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진행한 6만 명 규모의 경찰 채용에는 약 500만 명이 응시했다.

매체는 "매년 수천만 명의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며 "이러한 현상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경제 국가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도인들이 겪고 있는 문화적 및 경제적 불안감을 부각시킨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 공무원 인기가 높은 이유는 민간 부문 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정년을 보장받고 의료보험·연금·주택 보조 등 면에서 혜택을 받지만 사기업에서는 이러한 처우를 기대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2017년 이후 매년 20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있다고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이나 농장의 임시 고용직"이라고 분석한다.

로이터는 "인도인들은 직업 기회는 물론 안정성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에서 가장 안전한 직업으로 여긴다"고 짚었다.

한편 인도 경제는 지난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하면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실업률 또한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해 인도 청년(15~24세) 실업률은 1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10.6%) 수준보다 높다은 것으로 나타났다.

벵갈루루의 아짐프렘지 대학(Azim Premji University) 보고서에 따르면 25세 미만 대졸자의 실업률은 42.3%에 달한다.

고용 기회 및 안정에 대한 불만은 6월 막을 내린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가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프라야그라지 로이터=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024년 6월 19일 인도 프라야그라지 소재 공무원 학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2024.07.22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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