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최대 우군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마저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한 번 대화를 나눴으며, 지금까지 주변 사람들에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과 관련한 미래는 스스로 내려야 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자신의 관심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유산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 직후에 "토론을 잘 못할 때도 있다"며 고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후에도 자신에 대한 고령 및 건강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자 민주당에선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8년 동안 바이든과 러닝메이트로 함께 일했고, 민주당에 여전히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오바마마저 '후보 사퇴 불가피'론에 힘을 싣은 것이다. 이는 힘겹게 버티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결정타가 될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 내셔널 대성당에서 거행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추도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1.06

더구나 바이든 대통령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민주당 거물 정치인들도 이미 속속 후보 사퇴 결단을 압박하고 나서고 있어서 바이든의 입지는 더욱 축소되고 있다.

최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며 후보 교체 메시지를 내고 있다. 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그가 버틸 경우 대선은 물론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참패할 수 있다며 결단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선거 캠프가 이같은 거물급 정치인들의 후보 사퇴 압박의 배후에 '침묵하고 있던'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거센 후보 사퇴 압박에도 그동안 "트럼프를 내가 이길 수 있다"며 대선 완주 의지를 보여온 바이든 대통령도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숙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 19 감염으로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등에서의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해변의 별장에서 격리와 함게 칩거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와 관련 그동안 완강히 버텨온 바이든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대선 후보 사퇴와 관련한 의견을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거세지는 사퇴 압박과 주변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중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민주당 지지자와 소속 의원, 정치 자금 후원자는 물론 거물급 우군들로부터도 사퇴 압박을 받는 '사면 초가'에 몰린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의 시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