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도입됐지만, 교사 10명중 1명만 '교권보호 제도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여전히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교권 실태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9~12일 교원 426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신뢰도 ± 0.65%다.

/제공=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우선 지난해 서이초 교사 순직이 남긴 교훈에 대해 교원 48.1%는 '심각한 교실붕괴, 교권추락의 현실을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 지도행위도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거나 악성 민원으로 고통을 겪는 사례가 여전한 가운데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교육현장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었다는 응답이다.

이후 교권 5법 개정 등 교권보호 제도 개정안이 도입됐지만, 이에 대한 긍정적 응답은 11.6%에 불과했다. 서이초 사건이 국민적인 경종은 울렸지만 교권 보호 제도의 실질적 변화는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여전히 교원들은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폭언‧폭행, 학교안전사고(현장체험학습 포함)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교권침해 상담 건수도 최근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 교총 측의 설명이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한 질문에는 45.2%가 '모호한 정서학대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학교안전사고 발생 시 고의·중과실 없는 교원의 책임 면제하는 학교안전법 개정'이라는 응답은 20.1%,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에 따른 무혐의 결정 시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간주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은 15.7%로 각각 집계됐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가 교권 5법 통과,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책 마련 등 계기가 됐다"며 "하지만 교원의 어려움은 여전히 크고, 교권 보호를 위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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