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전기차 업체에 대한 지원 정책을 손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인도 투자 계획을 철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규 투자만 지원하기로 했던 것에서 기존 투자에 대해서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더 이코노믹 타임즈가 8일 보도했다.

친환경차 제조 기지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인도 정부는 올해 3월 전기차 제조 업계를 위한 지원 정책(SMEC)을 발표했다. 신규 공장 설립에 최소 5억 달러(약 6909억원)를 투자하고, 3년 내에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최대 100%인 전기차 수입 관세를 최장 5년 간 15%로 대폭 인하한다는 것이 정책의 골자였다.

다만 인도 정부는 현재 이미 인도에 투자 중인 자동차 제조 업체에도 혜택을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 변경을 검토 중이며, 이와 관련해 업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는 현재 인도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이 낮아 대규모 투자의 필요성이 크지 않으므로 SMEC이 기존의 투자를 고려해야 하며, 가솔린 및 디젤 자동차 생산 공장도 지원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내연차 생산 공장에 대한 투자도 인센티브 지급 대상에 포함시켜 자동차 제조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스코다와 현대차, 기아차, 빈패스트 등 6개 자동차 제조 업체가 새로운 SMEC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전기차 제조 업체인 빈패스트는 이미 타밀나두주에서 신규 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향후 5년 간 5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제조 업체가 단기간 내에 현지 공장 설립을 약속할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이해 관계자와 협의하여 내연차와 전기차 제조 공장 설립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는 등 기존의 참여자에도 유리한 제도를 만들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인도 정부와의 현지 공장 설립 투자 관련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테슬라 경영진이 인도 전기차 공장 건설 등을 비롯한 현지 투자 관련 문의를 중단했다"며서 "자금 문제를 겪고 있는 테슬라가 빠른 시일 내 새로운 투자를 약속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인도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 자동차 시장 진출에 힘써왔다.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한국 등을 고려했지만 인도를 최종 선택했다는 보도가 지난 4월 나왔었다.

앞서 3월 인도 정부가 수입 관세를 인하한 것은 테슬라 측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테슬라는 SMEC 규정에 따라 향후 20억~30억 달러를 들여 기가팩토리를 설립한 뒤 이곳에서 저가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다.

외신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월 말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고 인도 내 신규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머스크는 돌연 인도 방문을 취소했다.

테슬라의 인도 투자 철회 이유는 전기차 판매 부진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칸치푸람 로이터=뉴스핌]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카니푸람 소재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자동차를 조립 중인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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