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뇌전증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뇌전증도움전화(도움전화, 1670-5775)'를 언론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홍승봉 뇌전증지원센터장은 5일 "뇌전증 환자와 가족은 질문도 제대로 못하는 매우 짧은 병원 진료에서도 못 듣는, 더 많고 정확한 뇌전증 정보를 도움 전화를 통해 얻을 수 있다"며 "전국의 뇌전증 환자들이 생명을 구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캡처 = 뇌전증지원센터 홈페이지] 홍승봉 뇌전증지원센터장

흔히 간질로 알려진 뇌전증은 발작을 일으켜 일상 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발작 중 사고 위험이 높고, 발작 빈도와 강도에 따라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1년에 약 12만5000명이 뇌전증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에는 전국에 약 36만 명의 뇌전증 환자들과, 150만의 환자 보호자(가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도움전화는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상담 서비스로 뇌전증지원센터가 운영하며, 2020년에 개설됐다. 도움전화는 전국의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문 상담(의료, 사회복지, 심리 상담 및 법률 자문)과 각종 사회서비스(교육, 자조 모임, 취업 훈련/촉진, 캠프, 가족 여행 지원, 캠페인, 인식 개선 활동 등)를 제공하여서 뇌전증 치료와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지난 6월 21일 개최된 제29차 대한뇌전증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14명의 미국, 일본 뇌전증 교수들은 도움전화의 존재를 두고 큰 관심을 보였다.

켄슈케 가와이 일본뇌전증학회장은 "한국의 뇌전증도움전화의 활동에 감명을 받았다"면서, "뇌전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각 병원별 환자들의 도움 전화 이용률의 차이가 매우 크다. 뇌전증 상위 20개 병원 환자들의 도움 전화 이용률을 보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삼성서울병원은 8.1%인데, 가장 적게 이용하는 병원은 0.03%이다.

홍승봉 센터장은 "이용률은 의사가 환자들에게 도움전화를 얼마나 잘 알리는지에 달렸다"며 "도움전화의 1년간 이용 환자 수는 외국에 비해 많지만 (한국 5400명, 미국 1만3000명, 호주 3000명, 영국 6000명, 일본 1000명) 각 병원의 모든 뇌전증 환자들에게 전화번호를 준다면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여 한국의 포괄적 뇌전증 치료가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2~5분의 짧은 진료를 보완하는 유일한 방법은 도움전화"라며 "필요 시 8개 대학병원의 명의 뇌전증 교수들의 정밀 상담도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이용률이 낮으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