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가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기준 FDI도 10% 이상 줄어들면서 정부의 투자유치 정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는 신고액 기준 153.4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실제 도착액 기준으로는 69억달러로서 전년동기 대비 17.4% 급감했다.

◆ 반도체‧바이오 투자 늘어…중화권 투자 회복세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는 반도체와 바이오 산업이 주도했다.

제조업은 전년동기 대비 6.5% 증가한 81.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세부적으로는 전기·전자(36.4억달러, +25.7%), 기계장비·의료정밀(11.1억달러, +102.6%), 의약(4.7억달러, +70.6%) 등 첨단산업과 소부장 관련 업종이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정보통신(9.9억달러, +25.3%),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3.6억달러, +10.8%) 등 경제성장 기여도가 높은 업종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국가별로 보면 투자액과 비중 기준으로 중화권(39.4억달러, 25.7%), 일본(28.9억달러, 18.9%), 미국(26.1억달러, 17.0%), EU(19.6억 달러, 12.8%) 순으로 많았다. 특히 중국과 일본으로부터의 투자 유입이 확대됐다.

유형별로 보면, 고용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 투자가 114.9억달러로 74.9%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보면 비수도권으로 유입된 투자금액이 5년 연속 증가해 40.6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비중도 2019년 대비 2.7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특히 반도체(+120.7%)와 바이오(+207.5%) 중심으로 첨단산업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부장 투자는 69.9억 달러로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고금리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과거 5년간 평균(117.7억 달러)의 130% 수준을 상회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비수도권으로 유입된 투자금액과 비중이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 실제 도착액은 반토막…허수 많은 신고액 놓고 '자화자찬'

하지만 실제 도착액이 크게 감소한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도착액(69억달러)은 전년동기 대비 17.4%나 급감했다. 도 2020년 상반기(50.2억달러) 이후 4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실제로 2021년 상반기 89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실제 도착액은 내리막길을 걷는 모습이다.

신고액 대비 도착액의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상반기 신고액 대비 도착액 비율은 45%에 그쳤다. 2021년 63.5%를 기록한 이후 2022년 59.7%, 2023년 57.4%로 떨어진 이후 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허수가 많은 신고액을 중심으로 투자유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 정상순방 성과(총 31.1억달러)에 의한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신고금액은 감소했으나, 최근 5년간 평균의 130% 수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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